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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용현 팀장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국제사업팀 )
  • 작성자김세영
  • 날짜2020-01-05 13:51:54
  • 조회수492

[김용현 팀장(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국제사업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국제사업팀 팀장을 맡고 있는 김용현입니다.

현재 담당하고 계시는 사업 및 맡고 계신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국제사업팀은 2010년도에 발족하여 ODA,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전담부서로서 국제 보건 프로젝트를 기획, 수행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국내 대학병원들은 그 역할을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외국 환자의 유치를 통한 진료라 거진, 유명 석학 등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보건의료의 수준을 널리 알리기도 하고 있죠. 그렇지만 저희는 특별히 소외된 국가, 상대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들을 위해 국제 보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 순천향대학교 소개를 잠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대학 차원에서 이러한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순천향대학교도 1980년도 한국이 한창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을 당시 외국 원조의 수혜로 국내 최초로 ‘한국모자보건센터’를 서울에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과 기억들이 지금의 순천향이 개발협력사업을 하는데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고요.

국제사업팀은 저를 포함하여 총 5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개발학, 간호학, 의용공학, 보건학 등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한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기획,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병원의 교수님들 간호사 선생님들 및 시설, 장비, 총무 등을 담당하는 각각의 전문가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있고요. 이런 넓고 강력한 인력풀들이 국제보건 프로젝트에 있어서 전문성과 효과성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요, 개발도상국가들에 병원을 설립하고 의료기자재를 지원부터 의료진 교육과 현지 컨설팅까지 병원 운영의 전반적인 자문과 교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막연하게 국제개발쪽에 관심을 갖고 있던 20대 후반 시절, 개발학 석사 진학을 위한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에 운이 좋게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에서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직원을 뽑게 되어 일을 먼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벌써 10년 가까이 근무를 하게 되면서 국제보건 쪽에 자연스럽게 관심과 부끄럽지만 전문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3년 일을 하게 되면서 처음에 못했던 개발학 공부도 마치게 되었고, 우리 팀도 저 혼자 시작해서 한 명 두 명 늘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 정말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저기에서 활동하시는 다양한 국제 보건 전문가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의학을 전공하지도 그렇다고 보건을 전공하지도 않았어요. 개발학을 전공했고, 수년간 여러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 수행, 관리하면서 그렇게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고 있고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만, 병원에 오래 다닌다고 의학적 지식이 막 쌓아지지는 않죠, 대신 기본적인 의학, 보건 관련 지식을 갖게 되고 이를 토대로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게 무엇인지, 어떤 점을 더 중점적으로 집중해서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계시는 의사, 간호사 등 전문가 분들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고 제가 계속 관심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장기적으로는 저도 보건학 공부를 하고 싶고, 보건정책이나 경영과 관련된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가장 처음에 수행했던 ‘캄보디아 시엡립 주립병원 역량강화사업’ 이 생각나네요. 시엠립 지역에 모자보건센터를 건립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첫 프로젝트였고 당시에는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미숙했던 것 같아요. 지금에서 하면 더 잘 했을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늘 남는 프로젝트네요. 프놈펜 소아전문병동(National Pediatric Hospital) 건립사업을 할 때, 현지 교육활동이 많이 있었어요. 그때 신생아 치료 관련 교육에 필요했던 탯줄을 구하러 다니던 에피소드도 생각이 나네요. 아는 의사에게 방금 분만을 마친 케이스가 있다고 급하게 연락이 와서 단숨에 달려가 산모에게 양해와 동의를 구하고 탯줄을 구해와 신생아 전문의 교육과정에 활용했던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선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곳이었기에 또 가능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종종, 어쩌면 자주 있는 일입니다만, 컨설팅을 해주다보면 현지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도 참 많아요. 그렇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을 하면 밤새도록 다음 제안사항을 준비해서 현지 공무원들, 담당자들과 또 마라톤 회의를 합니다. 크고 작은 언쟁도 많이 생기고, 가끔은 의가 상할 정도로 싸우기도(?) 하고요. 그래도 마지막에 잘 마무리되어 지금까지도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각 국가마다 이런 친구들이 있는 건 든든한 자산이기도 하죠.

대학병원에서 병원 건립 사업 같은 큰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국제보건 활동가의 모습들과는 다소 다른 활동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위에 쓴 것처럼 회의하고 또 회의하고 그리고 또 회의만 하다가 오는 경우들도 많죠. 그러다가 종종 현지 관계자들과 마음을 모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활동을 기획한 적이 있어요. 주민 진료를 본다거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건강, 위생 관련 교육을 해준다거나 하는.. 그럴때는 진짜 ‘아, 나도 국제보건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함께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보람도 생기고 합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음..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한 질문이었는데요, 힘든 점이야 국제보건 관련 프로젝트를 하던 아니면 일반 다른 일을 하던지 다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해외 출장이 많아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고, 잦은 회의와 언쟁(?)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으로도 힘들 때도 있고요. 그렇지만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현지에서 같이 고생하는 파트너들, 그리고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지 주민들을 생각하면 그 정도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죠 :) 그래도 굳이 한가지 힘든 것을 이야기하자면.. 아무래도 사람들끼리 하는 업무고 또 한 프로젝트, 업무들 하나하나 마다 많은 전문가분들과 함께 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관계를 맺고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프로젝트 관리를 하다 보면 모나지 않은 성격과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맘이 필요한데 전 아직 그게 안되나봐요 :)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ㅎㅎ 그래도 누군가에게 제가 했던 경험들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어떤 누군가는 저를 통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대화를 청해오고 할 때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죠. 예전엔 영어 통역 알바로 대학 후배를 불러와 시켰었는데, 그 친구가 그 이후로 대사관 등에서 일을 하고 결국 민간기업이지만 개발협력분야로 진출한다고 했을 때에도 뭔가 짠한 감동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각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나라, 기관들에서 함께 몇년간 고생한 친구들이 우리가 떠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또 결국 뭔가 이루고 저에게 다시 와 자랑 할 때는 정말 감격스럽죠. 결국 우리가 이루고 싶어 했던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니까요. ‘자립’이라고 할까..

한 예로는 에티오피아에 대학병원들을 돌면서 ‘의료기기 관리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확립시켜주는 컨설팅 사업을 한적이 있는데, 첫번째로 방문했던 에티오피아 짐마 의과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의공팀 팀장, Mr. Esubalew라는 친구가 저희와 6개월정도 같이 일하고 나서는 ‘더 배우고 돌아와서 자신의 병원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우리 순천향대학교 대학원 의료IT공학과에 입학했고 얼마전에 석사 Defence에 성공했다고 전화를 해줬을 땐 정말 제 일처럼 기쁘더라고요. 지금은 석사를 마치고 귀국해서 다시 본업에 복귀했다고 해요. 보람 찬 일들이야 정말 너무나도 많아요, 개인적으로 뭔가 해냈다고, 하고 있다고 느낄 때부터 업무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내고 그 성과가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우리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순간들이 모두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죠. 하지만 또 이런 감성에 빠져 있게 되면 진행하고 있는 일의 방향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 팀은 주로 청사진이 그려져 있는 프로젝트를 정부로부터 위탁 받아 수행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어떨 때는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시작 할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고요, 한번은 현지 실정과 다른 정보로 사전 공부를 하고 답사를 갔던 적도 있었어요. 물론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거에요. 상대적으로 제한된 시간과 정보로 사전 조사 및 기획 조사를 하다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업을 수행하는 우리들에게는 항상 유연한 자세와 열려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인터넷이 잘되고 빠른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하고 전화도 잘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 어쩌면 선입견이라고 하는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프로젝트를 마주하고 상대방을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경험적으로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마음을 갖고 있으면 점점 강압적인 프로젝트 운영을 하게 되고, 결국 성공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이 지구상에는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있고, 특히 보건분야에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하는 문제부터 시스템적인 문제까지 많은 이슈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각각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국제보건 활동가 분들이 계시죠. 저와 그리고 저희팀은 그 여러 분야들 중에서 보다 정책적인, 시스템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특히 대학병원으로서 접근을 하다 보니 각 나라들에 의료진을 양성 하는데에 중점을 주고 있고요. 점점 안으로 마을 단위로 깊이 깊이 들어가면 물론 전염성 질환이라던지, 백신, 모자보건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활동하시는 국제보건 활동가들과 함께 지역 보건 지표 향상을 위해 행동하기 위해서는 Health Provider라고 하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보건의료인들이 필요하게 되죠. 가족단위에서부터 마을, 지역, 국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역할을 하고 있을텐데, 그들이 조금 더 발전된, 향상된 의료 지식을 갖추게 하고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일 하고 있습니다. 현지 의료진들의 역량이 결국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해줄테니까요.

추가적으론.. 국제보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 기후변화 문제에도 항상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계획하고 추진해 갈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선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싶습니다만 그냥 이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께 한말씀 한다고 하면..국제보건은 의사만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을 쉽게 들을 수 있는데 물론 보건분야에서 의학을 전공한 의사는 어디에선가 꼭 필요하겠죠, 하지만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고 또 감히 말씀드리지만 의사들끼리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 프로젝트에는 기획, 제안, 수행, 평가, 관리, 홍보 등 다양한 분야가 있고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또 더 많이 나뉘어지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겠지만 자기만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아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것을 필요하지만 그게 자만이 또 교만이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우리나라도 어려웠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그들의 편에서 그들의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대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들은 왜 다를까, 왜 이게 안될까.. 의문 갖고 이해하려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그들의 문화고 관습이니까요.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고 그 방식 안에서 함께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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