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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은석 차장 (월드비전)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9-10-06 14:34:35
  • 조회수514

[김은석 차장 (월드비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내과 (감염내과 분과) 전문의 및 보건 전문가로 활동 중인 김은석입니다. 2004년부터 3년간 남미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국제협력의사로 활동을 했고, 2011년부터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활동 중입니다. 처음 4년간은 말라위에 있는 병원과 대학에서 임상과 교육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당시 말라위에서 진행되던 HIV/AIDS 예방 사업에 자문 역할도 수행했었습니다. 2016년부터는 우간다에서 활동 중에 있습니다. 우간다에서는, 처음에는 현지 병원에서 임상 의사로 활동을 하다가, 이후, 모자 보건 사업의 보건 전문가로 활동을 했고, 현재는 소외 열대 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s, NTD) 사업의 보건 전문가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월드비전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미 인터뷰를 가졌던 동료들이 월드비전에 대한 소개는 자세하게 해드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가 지금 우간다에서 활동중인 프로그램을 소개 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우간다 동부 마유게 지역 소외 열대 질환 퇴치 사업(Mayuge NTD Elimination, MANE project)입니다. 우간다는 다양한 열대 소외 질환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NTD인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 SCH)와 토양성 장내 기생충(Soil-transmitted helminth, STH)을 대상으로 퇴치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업을 설계하였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질을 관리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페루에서 3년간 국제 협력 의사로 활동하면서, 저개발국가의 의료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말라위에서 임상 의사로 활동하던 시기에, 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임상 의사로 활동할 때에는 어떻게 환자의 질병을 잘 진단하고 치료할 지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말라위의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 대부분은 전혀 다른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일단, 자기 몸이 아프더라도 병원에 오기까지는 여러 난관들이 있었습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병원을 오지 못했거나, 병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혹은 자신이 여성이거나 혹은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병원을 오지 못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래서, 병원에는 증상이 너무 악화된 경우에 오거나, 병원에 오더라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게 되면서, 아프리카에서는 병원에서 임상 의사로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회에서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론에 다다르자, 공중보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런던 스쿨에서 개발도상국가에서의 공중보건학(Public health in developing countries, PHDC) 공부를 하면서, 국제 보건에 대한 이해와 실제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현실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소외 열대 질환 퇴치 사업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사업을 개발하면서, 여러 난관들이 있었고,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쑥 불쑥 드러나기 때문에, 매 순간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지만,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에게서 소외되어 있는 NTD 사업이 진행되면서, 현장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지금 저희들이 시행하고 있는 NTD 퇴치 사업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크게 3개의 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NTD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 집단 투약(Mass drug administration, MDA)을 비롯하여 식수 위생(WASH) 사업 그리고 행동 변화(Behavior change) 및 옹호사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NTD 퇴치 사업은 주로 MDA에 국한되어 시행되었던 반면, 저희들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MDA를 포함하여 앞서 말씀 드린 2-3가지 사업 요소를 추가하여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기존의 MDA 만으로는 해당 질환을 퇴치시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WHO에서도 향후 NTD 퇴치 사업은 단일 사업을 수직적으로 치료 혹은 예방약을 투약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좀 더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전개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진행하고 있는 NTD 퇴치 사업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의 선두에 서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직적인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하시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식수위생(WASH) 사업과 행동 변화(Behavior change) 및 옹호사업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습니다

소외 열대 질환 퇴치 사업에서도 더 이상 MDA 만으로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크게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2015년, WHO에서는 NTD와 WASH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글로벌 전략과 행동 지침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이 지금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WASH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깨끗한 물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취약한 곳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식수 시설 및 공공 화장실 설치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 지역 주민의 위생 환경에 대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Community led total sanitation(CLTS)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마을의 위생 환경에 대해 인지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실행에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옹호 사업은 월드비전의 대표적 모델인 Citizen voice and action(CVA)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주민들 스스로가 NTD 와 WASH 관련 이슈들을 인지하고, 정해진 기준에 맞춰 정기적으로 문제점들이 잘 해결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지역 정부와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민들의 의견이 지역 정부에 전달되어 문제점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저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사업을 직접 디자인하고 사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의견을 조율하여, 사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유지하여 일관되게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주혈흡충증, 장내 기생충을 퇴치하자는 대의에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실제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현장의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주장이 생기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발생하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주혈흡충증의 경우에는 중간 숙주가 되는 달팽이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niclosamide 라는 약품을 호수나 강에 도포하는 것을 WHO에서는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을 때, 정부 관계자는 물론이고 현장에 있는 모든 주민들이 반대를 합니다. 그 이유는 이 약품이 달팽이 개체수를 줄일 뿐만 아니라, 물고기도 죽일 수 있고, 따라서, 자신들의 생업인 어업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는 약품 사용으로 인해 자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주혈흡충증 퇴치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달팽이 살패 작업을 사업 내용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제한점 때문에 실제 사용 하기가 어렵고, 결국 사업 내용에서도 제외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것은 한가지 예에 불구하고, 사업 활동 하나 하나를 수행할 때마다,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게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항상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현지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스스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정부 혹은 중앙 정부와 논의 과정을 거쳐, 작은 부분이지만, 스스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과 희망을 느낍니다. 현재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 외부인으로서 이들의 삶에 개입하여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직전에 참여하였던 모자 보건 사업 때도 그랬고, 이번 소외 열대 질환 퇴치 사업을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로,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성하였고, 이들을 교육시켜 플랫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지역 정부 관계자들이 스스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모자 보건 사업을 수행할 당시, 주민들 스스로가 해당 지역 의료 시설의 낙후된 의료 시설을 스스로 개선하고, 의료 인력들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병원 의료진과 상의하여 개선 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국제 보건 사업이라는 것은 거대한 틀이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실제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기획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한 사전 조사(문헌 조사, 선행 조사, 이해 관계자 미팅 등)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단체에서 실제 사업을 시행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그 문제점의 원인을 정확히 발견하지 못한 채 사업이 구성되고 진행되는 점에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전혀 해결해 줄 수 없는 사업의 활동 내용들이 전개되게 되고, 결국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도 없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사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여러 가지 환경과 상황들이 변하게 되고, 그러한 상황에 맞춰, 사업의 내용들도 조금씩 변경되어야 하며, 진행되는 사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적절하게 변화를 줘야 합니다. 그리고, 사업은 대체적으로 정해진 기간을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 진행 중에 사업의 출구 전략을 세워 사업으로 인해 얻은 결과물들이 지속적으로 지역 사회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말 다양한 주제들이 있습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한 가지 주제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이슈만큼, 각 개인은 서로 다른 관심과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NTD NGO Network(NNN)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는데, NTD에 국한해서도 정말 다양한 문제와 관심사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국제 보건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지금 활동하고 있는 영역이 NTD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NTD가 많은 국가들 대부분을 들여다 보면, 결국 가난과 직결된 사회나 국가에서 역시 NTD 질환도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NTD라는 단어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소외되어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당장 눈에 드러나는 임상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드러나도, 저주 받아서 생긴 질병이라거나 혹은 어릴 때 당연히 앓고 지나가야 하는 질병처럼 잘못된 인식이 NTD가 호발하는 국가나 사회에서조차 만연해 있습니다. NTD 퇴치와 관련된 한가지 고무적인 점은, 최근 들어 점점 다른 분야와 접목된 NTD 퇴치 전략이 공론화되고 보편화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NTD 퇴치 사업에 WASH 사업이 결합되고 있습니다. NTD가 단지 예방약만 먹는 것으로 퇴치가 힘들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WASH 사업을 통한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 NTD 퇴치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에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의료 관련 인력만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하는 점입니다. 저 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오해입니다. 국제 보건이라는 분야는 거대한 융합 학문 분야입니다.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이 갖고 있는 관심과 능력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한 편, 국제 보건 분야의 사업들은 단시간 내에 어떤 궁극적인 결과물을 보기에는 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꾸준한 관심과 인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국제보건의 무대가 국내보다는 외국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인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란 환경과 문화에서 형성된 시각으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바라 볼 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볼 때 꾸준히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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