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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솔 (학생연구원)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9-09-01 23:55:09
  • 조회수281

  [ 김솔 (학생연구원)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글로벌교육협력학과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사범대학 소속이지만, 보건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보건대학원 국제보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국제개발이라는 배경에 있어 같으면서도 교육과 보건이라는 다른 두 학문을 동시에 공부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스스로 지금을 가장 가치롭게 생각하며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개발에서 보건교육을 통해, 사람들을 공감하고,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자 하는 뜨거운 심장과 더운 여름날의 냉수처럼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는 냉철한 분석과 전략을 가진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석사과정에서 논문학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미 온두라스에 있는 우라꼬 기독국제학교에 방문하여서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임신은 왜 지속되는가?” 의 질문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자 계획 중입니다. 청소년 임신예방 교육 뿐만 아니라, HIV/AIDS 예방교육,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저는 학부시절 생명과학과 상담심리를 공부하며, 의사의 꿈을 이루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의대진학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대학 졸업후에 중남미에 위치한 온두라스로 영어와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약 2년간 생활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어를 잘 가르치면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은 향상되었지만,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국제개발에 대해 스스로가 갈증을 느끼게 되었고, 그 중의 하나가 보건 교육의 필요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했고, 영어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면서 그 당시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영어수업을 담당하던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런 영어수업에 힘들어 하던 7학년 여학생이 저에게 고민상담을 하고 있을때, 10학년 학생이 다가와 자기도 처음에 영어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숙제를 열심히 하고, 수업에 집중하다 보니, 이제는 영어가 거의 다 들리고, 더 자신감이 붙었다면 후배학생을 친언니처럼 격려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그 학생은 임신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의 친언니는 임신 후에 학교를 그만두고 남자친구와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갔지만 이후 다시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어 홀로 만삭이 되어 돌아와 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후백학생에게 할 수 있다며 격려해주던 학생의 임신과 이로 인한 자퇴는 저의 마음을 한동안 여학생들의 미래를 고민하며 번뇌로 가득 차게 했습니다. 이때부터 정말 학생들, 이곳 남미 온두라스 우라꼬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바른 성가치관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줄 수 있는 보건교육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온두라스 우라꼬에 있을 당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체계적인 성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2년동안 부담임을 했던 반에서 한 여학생이 반의 남학생들로부터 1년동안 성희롱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여학생은 자신의 몸을 만지던 학생이 진짜 성관계를 하려고 힘을 쓰자, 덜컥 겁이나 교장선생님께 이를 말하게 되었고, 그 당시 망을 봐주던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저 에게도 처음이어서 그 해결책을 고민하던 중, 담임선생님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반응과 한 반에 같이 있던 여학생들도 이를 선생님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저에게 큰 절망과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내막을 살펴보니, 피해 여학생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또한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할지 모른체, 지내고 있었습니다. 주변 여학생들도 이를 말리고, 선생님에게 말하라고 권했지만, 피해 여학생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자, 이를 즐긴다고 생각했고, 한 여학생은 이런 일을 할 때 망을 봐주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들 스스로에게 바른 성가치관이 세워지지 않았기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피의자 남학생들에게는 집단 상담과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 내었고, 피해 여학생은 여자 교장선생님과의 개인면담과 함께 제가 예술심리 치료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피해 여학생은 담담한 듯 보였지만, 개인 면담과 심리치료에서 눈물을 보이며, 그동안 남학생들이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들을 쏟아 내었습니다. 예술 심리치료를 하면서, 여학생 스스로의 삶과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과 가족내에서의 역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살펴보며, 올바른 남녀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다행히 여학생은 이후 치료를 잘 끝내고 다시 학급으로 돌아와 생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던 빅토리아 선생님은 저에게 눈물을 글썽거리며, 오래전부터 성교육에 대한 필요를 알고 있었지만, 매일 매일 넘쳐나는 업무로 인해서, 성교육 커리큘럼을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안타깝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각 발달 단계에 맞추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12학년에 맞는 성에 대한 내용과 이를 뒷 받침 해주는 자신의 미래 설계, 그리고 대인관계와 의사소통과 같은 다양한 배경 내용으로 이루어진 성교육 커리큘럼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스스로가 열정을 다해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특히나 사람을 대하는 제가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현지인들과 함께 그곳의 필요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가장 최고의 해결책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지쳐가자, 점점 짐으로 느껴졌고, 이런 저의 지친 마음을 어떻게 회복 해야 할지를 몰라 힘들었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을 한 곳에 머물면서 교사로 있었고, 사람들에게는 혼신의 힘을 다하며, 저 자신을 돌볼 줄 몰라서,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제가 그곳에서 한 일은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곳에 학생들과 사람들이 감사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별히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왜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고 살아가야하는지 몰랐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해서 도전할 때, 그리고 그 도전을 함께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때, 정말 기뻤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이 사업을 왜 해야하는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합니다. 도구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조사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무엇을 어떻게 물어보고,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분석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아젠다 자체가 그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교육과 보건분야를 넘어 인류학적, 철학적등의 요소들을 고려하여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교육협력학과에 와서 가장 많이 훈련되었던 부분이 교육은 무엇인가? 개발은 무엇인가? 이것이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에 대해서 먼저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그들의 상황을 마치 나의 상황처럼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를 진짜 내 친구, 내 가족의 문제처럼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배경이 있을 때, 더 열정적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었고, 단순히 행위에 그치지 않는 사람들의 실제 필요를 채우며, 그들의 삶을 공감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특별히 중남미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HIV/AIDS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곳이 중남미의 아이티입니다. 중남미는 중저소득 국가로 국제개발 분야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소득의 수준이 조금 높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중남미의 문화인류학적 배경으로 인한 올바른 성문화를 함께 이루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은 나 자신과 다른 이들까지 함께 가치로운 삶을 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식수, 위생, 성과 재생산 건강, 난민 등 내가 좀더 관심 있는 것을 가지고 생각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큰 시작보다, 정말 함께 행복하게 잘 살려면 어떻게 하면 좋지?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작은 생각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열정을 가지고 생각하고, 고민해 본다면! 누구나 국제보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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