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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박지욱 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 작성자cghr
  • 날짜2017-08-17 18:00:13
  • 조회수2950

[박지욱 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국제백신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지욱이라고 합니다. 근무한 지는 약 1년정도 되었고, 국제백신연구소 내에서도 장티푸스 백신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연유로 국제백신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신 것인지,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백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에 근무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저의 커리어에 대해 간략히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간호학과를 졸업해서 삼성의료원 부인암병동에서 1년정도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곳에서 어머니뻘 되시는 환자분들이 돌아가시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되면서 간호사로서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비야씨의 책을 읽으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코이카의 봉사단원에 지원, 지구 반대편의 에콰도르의 모자보건 병동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에콰도르에 머무는 기간동안 봉사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 돌아와서는 외교통상부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후에는 한국디지털병원 수출사업협동조합(KOHEA)이라는 병원 수출을 장려하는 비영리기관에서 근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곳에서는 중남미지역 매니저로 활동하며 우리나라의 병원, 의료기기 시스템들을 중남미 여러국가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국제보건전략센터의 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알제리 병원수출 사업에 참여하면서 ODA 종료평가 사업등에도 참여하면서 석사 졸업논문도 이러한 ODA 종료평가에 대한 메타평가를 중심으로 논문을 썼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국제백신연구소에서 난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근무중에 있습니다.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 대한 소개와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주로 하는 업무는 장티푸스 백신관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장티푸스 백신의 경우에는 현재도 시중에 있으나 시중에 나와있는 백신보다 기능이 더 낫거나 가격이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를 비영리 기구로서 배포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장티푸스의 경우, 옛날에는 걸리면 치사율이 높은 질병 중 하나였습니다. 현재 장티푸스 백신의 넓은 보급을 통해 상황이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2세 미만의 아동에게 접종할 수는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로 사망하는 어린 아동의 수도 많습니다.

이러한 백신들의 경우,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수익이 많이 창출되지 않기 때문에 2세 미만의 아동들도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한 간극을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좁히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백신의 발굴과 전임상 개발에서부터 개발도상국 현장의 임상 개발, 백신이 가장 필요한 국가의 백신접종 필요성에 관한 과학적 증거 제시에 이르기까지 백신의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백신 접종 필요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어떤식으로 마련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economic evaluation)’와 같은 과학적인 평가방법을 통해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과학적 증거를 마련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연구소는 수익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며 이를 보여줄 수 있는 타당한 근거들을 생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의사결정자들이 근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제성 평가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책 결정의 근거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개도국의 백신현황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개도국의 경우는 관련 데이터가 빠져있거나 관리가 안되어 missing으로 처리된 경우도 많은데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하시는지, 아니면 관련 국제기구 및 타 연구기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질문해 주신 것처럼 개발도상국의 경우 주요 데이터 취합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국제백신연구소에서는 주로 데이터 관련하여 1차 데이터를 위주로 참조하며 데이터를 생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생성된 데이터들은 연구소 내 랩실에서 분석해서 하고 있습니다.

공적개발원조 차원에서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수행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는 코이카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고 코이카에서도 국내에 있는 국제기구인 만큼 국제백신연구소와 협력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로 빌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비영리기관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삼성병원과는 메르스 연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공정개발원조의 영역에서만 국한하여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공적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약 20여개의 국가에서 크고 작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들 선정 기준은 현재 연구소가 진행하고있는 사업의 성격과 매칭이 되는 국가들 위주로 선정이 되는 편입니다. 따라서 어떤 국가들을 목표를 두고 사업을 기획하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사업지역을 선정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다보니 필리핀, 인도가 많고 역학적 연구는 아프리카지역, 그 외 다른 연구의 경우에는 중남미 지역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제백신연구소가 다른기관이 하고있는 사업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비슷한 지역, 비슷한 사업의 시행관련)

사실 GAVI도 비슷한 역할을 국제백신연구소와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NGO단체들도 비슷한 사업들을 하고있기는 합니다. 다만 빌게이츠 재단의 경우, 사업의 지역과 내용이 겹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므로 빌게이츠 재단의 사업은 거의 겹치게 하고있지는 않습니다. 차별화하려는 노력으로는 저희 연구소는 보다 학문적으로 연구기관에서 하는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논문을 쓰거나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경험한 어려움이나 한계점 등이 있으시다면 어떤 점이 있으신가요?

필리핀에 있는 병원으로 모니터링하러 2-3개월마다 방문을 하고있습니다. 1단계로 접하는 문제점은 환경적인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현지의 직원들을 교육시켜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위해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필리핀의 경우는 비교적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하시는 분들의 경우 기후나 풍토병, 현지 직원들 교육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에콰도르에서 이미 뎅기나 아메바성 이질도 걸려보면서 면역이 강해진 것 같아 현재는 건강상의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웃음). 이 경험들이 저에게 큰 자산이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위치한 국제기구로서의 특징과 문화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자율적인 분위기이며 자율성이 보장됩니다. 업무상 출장이 잦으며 컨퍼런스 콜이나 텔레컨퍼런스가 많아 시차로 인해 개인별 스케줄이 달라 개인의 일정 등에 대해서는 터치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도 암묵적으로 시간은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유동적으로 다니시는 편이고 탄력적 근무를 하시는 편입니다. 다만, 개인의 퍼포먼스와 성과에 대해서는 잘 관리를 해야겠지요.

국제백신연구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의사결정과정이 상당히 수평적이라 의견 공유가 원활히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생긴 국제기구 본사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국제기구들의 경우에는 국가별 분담금이나 공여기금을 통해 운영이 되는데 국제백신연구소의 경우에는 펀딩소스(Funding sources)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UN 에서 독립되어 나온 기구이므로 WHO만큼 강한 funding source가 있는건 아닙니다. 빌게이츠 재단의 펀딩이 가장 많고 세계 각국의 후원금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펀딩 소스를 찾고있습니다. 후원금은 기존의 다른 NGO들이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처럼 후원금을 받기도 하고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청소년들이 참여하도록 하여 후원금을 받는 과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funding source를 찾고 지원받는 과정은 가장 핵심적이면서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성 프로젝트를 입찰을 통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기관 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가지 모두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는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기 위해 입찰 과정에 참여하기도 하며 때로는 각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디자인하여 스스로 생성, 진행하기도 합니다. 구성되어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진행하려고 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 내 임상경험이 없는 분도 많으신가요?

의료인력들이 국제백신연구소 내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제학, 통계학, 면역학, 분자 생물학, 수의학 등 다양한 전공을 하신 분들도 많으십니다. 다양한 전공의 분들과 협업하여 운영되고 있고 다만, 임상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 더 풍부한 경험과 기여를 하실 수는 있으실 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연구원님께서 생각하시는 국제보건이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은 고유의 영역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를 찹쌀떡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겉을보면 물렁물렁하고 같은 모양인 것 같지만 그 안을 보면 팥도 들어있고 딸기도 들어있고 다양한 속이 들어있는것과 같이 유연한 것이 국제보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보물상자와 같다고 생각해서 상자를 열었을 때 꼭 보물만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허상을 쫒지말고 정말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를 준비하거나 관심있는 후배들이 입사를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이나 준비해야 할 분야/전문성이 있다면 무엇인지, 임상경험이 없는 지원자들도 많은지 궁금합니다.

저는 국제기구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후배 분들께 이런 조언을 종종하고는 합니다.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은 마치 빨간 실을 돌에 묶어서 목표하는 방향에 던지는 것과 같다고요. 그럼 그 돌은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던져지게 되지만, 거기에 묶여진 실은 꼬이기도 하고 많이 구불구불해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목표하는 바에 다다른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지금 국제기구를 목표로 준비하시는 분들도 ‘국제기구’라는 목표만을 보고 준비하시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보면 어느새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구원님, 본인께서는 국제 보건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 스스로도 국제보건에 기여를 하고있다는 자부심을 가지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전체적인 것 보다는 큰 그림보다 작은 퍼즐에만 집중하게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마다 국제백신연구소의 비전이었던 저렴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이라는 큰 그림을 자꾸 상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연구소의 경우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충분히 지원해 주기 때문에 북클럽에 가입하면 책을 구입하기위한 지원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 vaccinology 관련 워크샵의 경우는 1년에 한번, 9월에 열리며 백신의 개발과 보급 전반에 대한 전체 프로세스를 과정별로 워크샵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에 지원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마무리 말씀 부탁합니다.

임상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 외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또, 임상 지식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연구 능력에 차이를 가져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고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분들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나는 여기서 꼭 일 할거야’라는 마음으로만 집중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고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으셔서 지원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제백신연구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경력없이 오시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또 업무관련해서는 본인의 의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역량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2외국어도 함께 배우시면 좋을 것 같고요. 특히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어 등이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보건에 대한 본인의 열정과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분명히 생각하시고 도전하신다면 그 도전과 노력의 끝에 반드시 도달하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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