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NATIONAL UNIVERSITY
검색창 닫기

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은미 컨설턴트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12-09 18:23:05
  • 조회수872

[김은미 컨설턴트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국내에서 동덕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주로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의약품 허가 등록 (Regulatory Affairs)과 부작용보고(Pharmacovigilance) 분야에서 15년 넘게 일을 하다가, 지금은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규제강화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김은미라고 합니다.

 

현재 맡고 계신 부서/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규제강화 전문 컨설턴트로 주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국제보건 프로그램과 WHO 등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2007년, 한국에서 제약회사에서 일할 당시에 대한약사회의 국제위원회 국제위원으로 주말을 이용해 세계약사회의 지역이사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세계약사회와 세계제약협회 등의 회의와 각종 세계보건관련 학회 등에 참석하면서 약사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에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을 공부하면서 2010년 WHO 제네바 사무소에서 인턴을 하고, 2011년에는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MSH(Management Sciences for Health)라는 국제보건 전문 NGO에서 6개월간 인턴을 하면서 국제보건에 더욱 관심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어떤 국제보건관련 업무 및 사업 등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현재는 미국 USAID의 사업 중의 하나인 GHSC-PSM (Global Health Supply Chain – Procurement and Supply Management)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 NGO인 Chemonics앙골라 현지 사무실의 의약품 규제 선진화를 위한 기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앙골라는 의약품의 품목허가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에서도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앙골라 보건부와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부터 11월까지 약 한달간 앙골라 현지에서 워크샵 등을 통해서 의약품 허가 등록 프로세스의 표준 운영절차 (Standard Operation Procedure)를 만들었고, 현재는 의약품 허가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기 위해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도 WHO 제네바 본부에서 요청한 항생제 사용에 관한 규제에 대한 기초 문헌조사 업무를 MSH 본사 분들과 같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사실 모든 프로젝트가 다 기억에 남고 소중합니다. 그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미국 USAID의 SIAPS (Systems for Improved Access to Pharmaceuticals and Services) 라는 프로젝트를 통한 방글라데시 식약청의 규제강화 업무 중에 코이카와 협력을 하게 되었던 일입니다. 당시 미국 MSH 본사에서 일하면서 26개 세계 지역사무소의 의약품 규제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방글라데시의 경우 지원 규모도 크고 제약산업이 워낙 발달한 국가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던 곳이라 코이카와의 협력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코이카 방글라데시 사무소에서 방글라데시 식약청 직원들의 기술역량 교육프로그램의 지원을 흔쾌히 결정해 주셔서 같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드디어 한국 식약처에서 15분을 모시고 기술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을 때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경험이 엄청나게 큰 자극이 되어서 방글라데시의 제약업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갖고 의약품 규제분야의 선진화를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구요.

 

그렇다면, 앞서 말씀해주신 의약품 규제분야의 선진화를 추진하게 된 현장연구에 대해 조금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보통 미국 USAID의 사업의 경우, 일회성이거나 몇 년에 끝나는 단기간의 사업이 매우 드뭅니다. SIAPS 사업의 경우에도 1990년대에 시작된 5년간의 RPM (Rational Pharmaceutical Management) 사업이 그 시초이며 이후 2000년 RPM-PLUS가 그 뒤를 이었고, 2007년에는 SPS (Strengthening Pharmaceutical Systems)로 발전하게 됩니다. 사업이 거듭될수록 그 내용이 훨씬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 이전의 사업의 경험과 수혜대상국의 니즈도 더욱 잘 파악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장연구 즉, 갭분석을 하기 위해 해당국가의 규제당국을 방문하기 전에도 이미 사전 이해도가 매우 높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갭분석을 대충하지는 않습니다. 갭분석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되며 사전 자료 조사와 현지 조사로 이루어집니다. 현장조사에서는 각 이해관계자의 주요정보제공자(Key Informant)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워크샵 등을 통하여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의약품 규제당국의 경우, 그 기술적 역량과 시행능력(Enforcement Capacity)를 평가하기 위하여 사전에 평가 툴 (Assessment Tool)을 개발하여 그 툴을 이용하여 평가함으로써 SIAPS에 지원하는 다른 국가들의 경우에도 같은 툴을 사용하여 평가결과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의약품 규제당국이 로드맵이나 중·단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자 원하는 경우, 이를 지원해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갭분석 자료가 중요하게 쓰이기도 하고 수행하는 사업의 전략과 계획과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정을 합니다. 따라서, 해당 의약품규제당국 뿐만 아니라 제약산업업체, 의약품 품질 검사 협력기관, 대학의 전문가 그룹 등의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하여 중요 아젠다를 공유하고 우선순위의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합니다. 또한, 중복투자를 통한 낭비와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국제보건 파트너들 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후진국을 방문하게 되면, 물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배탈이 쉽게 나고 장염이라도 걸리면 업무를 하는데 무리가 오니까 그런 점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요령이 생겨서 어느 지역을 가든지 생수부터 확보를 하고 수돗물로 씻어 나온 야채나 과일은 전혀 먹지 않기 때문에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배탈은 피하기가 어렵더군요. 장기간의 출장에는 말라리아 약을 계속해서 복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는 걸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아서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에 365일 노출이 된 상황에서 살아가는 현지인들이나 국제보건을 하시는 동료 여러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아무래도 저의 교육과 컨설팅을 받고 그게 잘 받아들여져서 변화가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제가 상대하는 분들이 주로 한 국가의 의약품 규제를 담당하는 고위급부터 실무자에 이르는 공무원들이다 보니, 자존심도 있으시고 해서 쉽게 마음을 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의 진심을 알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거지요. 그럴 때는 물론 더 피곤하기는 하지만 보람이 느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달에는 USAID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아프리카 앙골라에 다녀왔는데 4주간의 교육과 컨설팅이 끝나고 마지막날에 저희 사무실에 보건부 의약품 규제 담당자 분들이 선물을 갖고 방문을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사무실까지 찾아오실 줄은 상상도 못했었거든요. 하나라도 더 배우시겠다는 자세도 감동이었구요. 선물 전달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와중에도 질문을 퍼부으시던 그 분들의 절실함도 마음에 깊게 와닿았구요.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걸림돌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어느 프로그램이든지 간에 사전에 갭 분석(Gap Analysis)을 하게 되는데 그 때 근본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지원을 하여도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엉뚱한 곳에 걸림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왕왕 있어서, 나중에 깜짝 놀랐던 경험도 있습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하는 일이 아무래도 보건 시스템 강화(Health System Strengthening) 분야 중에서도 의약품규제강화(Regulatory System Strengthening) 분야이다 보니까 이 쪽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사실 의료서비스의 전달 분야에서도 시스템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마련인데 Top Down방식의 시스템강화 분야는 어렵고 더디다 보니까 Bottom Up방식을 많이 채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스템의 강화나 변화없이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련법이나 규제의 변화를 통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은 하면 할수록 참 어려운 분야인 것 같습니다. 잦은 출장으로 소위 워라밸을 잘 유지하는 것도 어렵고 의료서비스 등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등 질병에 대한 위험성도 큽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국제보건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점에서 가장 힘든 일은 아무래도 안정된 직장과 커리어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일을 하면서 부러웠던 점이 바로 그 부분인데, 국제보건 중에서도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고 그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축적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국제보건의 역사가 짧고, 또 지속성 있는 큰 규모의 국제보건 사업이 거의 전무하다 보니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결국 해외의 다른 사업에 일거리를 찾아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현재 국제보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더 좋은 국제보건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료 두 분과 같이 이번에 국제보건 개발파트너스라는 국제보건컨설팅 전문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잘 발전을 시켜서 후배들에게 좋은 직장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그런 의미에서 또 어깨가 무겁네요.

목록

수정요청

현재 페이지에 대한 의견이나 수정요청을 관리자에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빈 칸에 내용을 간단히 작성해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