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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오경현 기술협력실장 (결핵연구원)
  • 작성자cghr
  • 날짜2017-08-10 18:25:00
  • 조회수1436

[오경현 기술협력실장 결핵연구원]

 

안녕하세요 오경현 선생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결핵연구원 기술협력실장 오경현이라고 합니다. 결핵연구원 내에서 보건연구, 국제협력, 국내협력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졸업생이기도 합니다.

가정의학과 전공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연구직으로 진로를 변경하신 것인가요? 그중에서 왜 하필 ‘결핵’을 택하신 것인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먼저 근무한 곳은 지방의료원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임상의사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지역보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지역보건사업을 통해 저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사업의 중요성을 느끼고 잠재돼 있던 새로운 적성을 찾았지만 동시에 국내 보건사업의 한계도 느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확립된 체계 내에서 만성질환관리를 목표로 개인의 생활습관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일에서 큰 성취감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공석이 생긴 결핵연구원에 합류하게 된 것이지요.

처음 근무를 시작하고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마침 마음 한 구석에서 만성질환 이전에 전염병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의 절대빈곤층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 나갈 때였어요. 합류하자마자 에티오피아 사업을 비롯해서 여러 일을 책임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쉼 없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시각으로 연구, 기술자문, 교육, 국제개발협력사업 등에 매진하는 것이 저에게 큰 성취감을 주었습니다.

결핵연구원은 어떤 곳인가요?

결핵연구원의 역할을 살펴보자면 연구, 기술자문, 교육 등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에 국내에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직접 담당하기도 합니다. 현재 결핵연구원에는 60여 명의 인원이 소속되어 있고 진단검사, 연구 및 개발, 질병관리 등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결핵연구원 내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결핵관리프로그램과 관련된 연구 및 교육, 국내외의 기술협력 등입니다.

결핵연구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핵퇴치에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결핵연구원이 결핵발병률과 사망자 수를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내적으로는 결핵균검사에 대한 국가중앙검사실로서 하위검사실에 대한 교육 및 질관리를 담당하며 결핵관리교육기관으로서 보건의료인에 대한 결핵관리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초 연구 및 새로운 진단법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로서 서태평양지역의 결핵퇴치를 위해 세계보건기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결핵관리자 및 검사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일선에서 결핵관리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이들의 역량강화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러면 결핵연구원의 국제보건사업에 대해서 조금 자세하게 여쭙고 싶습니다. 결핵연구원이 수행중인 국제보건 사업은 어떤 종류의 사업인가요?

결핵연구원에서 주로 하는 결핵관리 프로그램은 검사실 구축 및 이동검진 사업입니다. 검사실 구축은 보통 국가 혹은 지역검사실을 세우고 장비를 넣어주고 교육을 시켜 직접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며 이동검진 사업은 이동검진 차량을 통해서 취약계층에 대한 검진을 실시하여 환자 발견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본 프로그램들은 결핵연구원의 국내 경험을 살려서 진행해오던 것인데 현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타당성 조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해관계자 분석 및 사업 아이템과 연계된 현지 기반 조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사업 시행과정에서 현지의 지역 사회가 밀접하게 연계되어 진행되고 지속가능성을 잘 따져서 적절한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보니 국제보건 전공 졸업생의 진로로도 적합한 직장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결핵연구원에서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는 어떠하며, 어떤 연구를 수행하게 되나요?

현재 결핵연구원의 연구인력 수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생물학 전공자로 주로 기초연구 및 진단법 개발 등을 수행하게 됩니다. 둘째는 보건학 전공자로 주로 역학 연구 및 보건정책 평가 등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선 임상 지식과 경험이 있으시지만, 임상 지식이 없는 보건학도들도 많습니다. 이 차이가 연구능력에도 차이를 가져오는지 궁금합니다.

임상 지식이 있다면 질병에 대한 통찰적인 이해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건 연구 및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 인구 수준에서의 관점 뿐만 아니라 개인 수준에서의 관점도 겸비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떠올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러한 부분들은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보건분야 연구직은 보건 연구를 잘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혹시 결핵 분야에서 계속 연구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은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해외 연구기관을 꼽는다면 어떤 곳이 있겠습니까?

결핵 분야로 한정지어 얘기하자면 네덜란드의 KNCV라는 NGO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기관은 현재 USAID에서 원조하는 대규모 결핵 프로젝트의 주요 수행기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NCV는 세계적인 결핵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기관인데 학문적으로 탄탄하고 꾸준히 한 우물만 파 왔기 때문에 결핵 분야에서 명성이 높고 주요 원조기관들이 그 전문성을 신뢰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맡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결핵연구원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오경현 선생님의 보건대학원 시절과 관련된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수업에 관한 것인데요, 보건대학원에서 어떤 수업을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보건대학원의 모든 수업이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현재 직무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과목을 꼽아주신다면요?

역학과 보건통계는 가장 기본적인 수업이기 때문에 나름 열심히 했었고 이 외에 역학특강 및 백신학, 감염병 역학 등이 직무와 관련성이 높아서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보건대학원에서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공필수과목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관심사와 직무 범위에 맞게 선택하여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인상적이었던 과목을 한 가지 고른다면 ‘역학 특강 및 백신학’이라는 강좌입니다. 이 강좌는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진행을 하였는데 실제 필드에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의 강의였기 때문에 상당히 현장감이 있었고 저의 업무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보건대학원 시절 관심을 가졌던 연구 주제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직장을 다니면서 보건대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던 연구 주제는 모두 결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만성병 역학 시간에 한국에서 주요 만성질환이 결핵 발생에 미치는 정도를 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PAF)를 활용해서 분석한 내용을 보고서로 내고 추후에 좀 더 보완하여 SCI 저널에 출판한 기억이 납니다. 또한 ‘우울증과 결핵 발생’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이 역시 SCI 저널에 투고한 상태입니다. 

혹시 후배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나 논문이 있습니까?

보건분야와 관계되어 애기한다면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건학도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오경현 선생님께 국제보건분야에 종사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꿈이 있으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국제보건 종사 이전에 결핵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정체성이 우선입니다. 다만 결핵이라는 질병의 특성 상 국경을 넘어선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적이고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결핵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결핵퇴치를 위한 활동 자체가 국제보건과 밀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꿈은 세계결핵퇴치를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특정한 기관이나 자리가 특별히 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결핵연구원에 지원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마무리 말씀 부탁합니다.

공적 연구 기관에 근무한다는 것은 적성 이전에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기관마다 나름의 고충이 있지만 공적 임무를 맡기 위해서는 사명감이 원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관료적인 경직성을 극복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결핵이라는 질병이 저소득국가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기관에서 하는 노력들이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결실로 맺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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