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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서은교 과장 (월드비전)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09-04 20:03:23
  • 조회수799

[서은교 과장 (월드비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제구호개발옹호기구 월드비전에서 국제보건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은교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정책학전공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보건사회학교실에서 공부했었던터라 국제보건연구센터의 인터뷰 요청이 무척 반갑네요. 졸업 후 월드비전에서 근무한지는 이제 7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월드비전에 대한 간단한 기관 소개 및 맡고 계신 부서/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월드비전은 다음 달이면 69번째 생일을 맞게 됩니다. 전 세계 91개 국에서 약 4만 5천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국제NGO이고, 우리나라가 월드비전 역사의 시작이에요. 한국전쟁이 있던 1950년에 전쟁 고아들과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목사이자 종군 기자였던 밥 피어스 Bob Pierce와 한경직 목사께서 기관을 세우신 후, 오늘날까지 전 세계 가장 취약한 아동들과 그 아동들이 속한 가정, 또 지역사회가 빈곤과 불평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곳이 월드비전이고요. 국제구호사업, 개발사업, 옹호사업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국제사업본부로, 현재 33개국의 129개 사업장에서 소외되고 취약한 아동들이 건강하고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아동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건강히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보건영양, 식수위생, 교육, 소득증대, 아동보호의 영역에서 통합적인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저는 한국월드비전의 보건사업을 담당하고 있고요. 이와 함께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니제르와 중동의 팔레스타인의 8개 사업장에 살고 있는 아동들을 위한 자립마을을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개발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장님께서 월드비전에서 어떤 보건사업을 담당하고 계신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우선 저는 한국월드비전 보건사업 컨택 포인트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내부적으로는 한국월드비전이 보건영양, 식수위생 영역에 있어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후원자님들과 직원들의 다양한 요청들에 응대합니다. 기술지원이 필요한 보건/식수위생사업들이 있을 때 지원을 하기도 하고, 전세계 파트너십으로 함께 일하는 월드비전의 특성 상 한국월드비전의 보건사업 주 담당자로서 파트너십 내 보건관련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며 한국의 주요 보건 분야 사업들에 대해서 공유하는 역할도 함께 합니다. 월드비전의 보건사업은 개발도상국의 1차보건의료체계를 강화시키는 것을 우리의 중점적인 역할로 판단하기 때문에, 제가 담당하는 보건사업들 또한 이 부분을 목표로 진행합니다. 모자보건, 영양사업, 감염병 예방사업이 주요 구성요소로 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요. 몇해 전부터는 보건사업과 교육, 농업, 소득증대, 아동보호 등을 함께 접목한 통합적 사업들을 이전보다 많이 시도하고 있어요. 올해 케냐에서 진행하고 있는 BabyWASH 사업과 같이 2세 미만 아동을 중심으로 아동이 보다 더 위생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식수위생, 보건, 영양, ECD (Early Child Development)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사업이 한 예이고요. 현장 주민들과 정부의 필요와 컨텍스트, 한국 후원자님들의 관심사에 따라 보건지소의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 개발도상국1차보건의료체계강화의 핵심인 마을보건요원(CHWs: Community Health Workers)을 훈련시키고 역량강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여아 청소년들의 성생식보건증진을 위한 사업, 5세 미만 아동들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영양실조, 말라리아, 폐렴 등과 같은 주요 질병에 대한 유병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을 제가 지역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국가들에서 디자인하고 모니터링하여 그 결과를 후원자님들과 외부에 보고 및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중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TV에서 우연히 소말리아에 오래된 가뭄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려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시종일관 너무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에 순수한 마음에 '내가 이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나는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제가 처음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된 때인 것 같아요. 그 생각을 마음 한켠에 계속 담아 두다가 본격적으로는 대학교 3학년 때, 제가 다니던 학교의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개론'과 같은 기초 과목들을 학부생도 들을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저도 듣게 되었는데요. 첫 시간에 '보건은 다수의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는 개념을 듣고 보건학에 완전히 매료되었던 기억이 나요. 특별히 아동보건에 관심이 많았고, 이 세상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다소 원대한 뜻을 가지고 세상을 좀 더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건강불평등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시에 국제보건에 특히, 모자보건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국가들과 대륙에서 사업들을 여러 해 진행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사업들이 참 많은데요. 굳이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월드비전에 입사해서 처음 담당했던 보건사업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첫 직무는 국제아동보건 캠페인 및 정책옹호담당이였고, 당시에 월드비전은 전 세계적으로 새천년개발목표(MDGs) 4, 5번 달성을 위해 'Child Health Now'라는 글로벌아동보건캠페인을 런칭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국제아동보건의 이슈를 이해하기 쉽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었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 움직이다 보니 주말이나 축제 시즌, 또 각종 행사장에서 캠페인을 많이 진행했었어요.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없이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했었는데요. 아마도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시민들과 만나 국제아동보건 현황을 설명하고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실천하면 좋을 것들을 고민했던 보람된 시간이었어요. 그러면서 다른 한 축으로는 우리 정부의 보건 ODA 정책을 모니터링하면서 현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시기를 찾아 우리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보건 ODA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정책제안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개발도상국 현장의 아동과 산모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우간다에서 보건옹호 캠페인 및 정책지원 사업을 진행했었는데요. 국내와 해외를 오고가며 우간다에 실제 거주하는 아동들과 산모들이 가진 주요 보건 이슈 해결과 건강권 증진을 위해 마을, 지역사회, 우간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한국정부, 그리고 월드비전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정책부터 실행 단까지 크고 작은 그림을 꿰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어요. 현장의 아이들과 주민들, 정부 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사업을 만들어 나가고, 사업 기간 동안 우간다 정부의 보건 정책 변화를 목도하고 이것이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경험했던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정책제안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셨군요. 과장님이 생각하시기에 현재 우리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보건분야 ODA가 추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정부의 전반적인 보건분야 ODA 집행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에 1,216억원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2,598억원이고, 올해는 예산이 더 늘어났죠. 해마다 지원 예산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현장의 필요가 큰 점을 생각할 때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상원조는 좀 더 줄이고, 무상원조를 좀 더 늘리는 추세도 계속 가져가면 좋겠지요. SDG 시대를 맞이하여 개편된 보건 전략 안에 식수위생에 대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포함시킨 부분도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고 실제로 식수위생에 대한 사업 계획이 예전보다 눈에 더 많이 띄는 것 같아요. 다만 전 세계적으로 오늘날 식수사업보다 지원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위생사업에 보다 더 많은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건사업에서도 늘 기본으로 고려되고 녹여져야 하는 옹호에 대한 요소들에 대해서도 접근법들이 지금보다 더 잘 정리되고 실질적으로 실행이 되는 부분이 강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통합섹터 사업들이 더 많이 실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의 국제개발 NGO들과 학계에 지원되는 ODA 예산도 증가되어 정부에서도 다양한 보건사업을 경험하고, 우리 또한 추가 예산의 기회들을 통해 꾸준히 역량강화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면 좋겠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보건분야 뿐만 아닌 전체 ODA 규모가 증가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민 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이 0.16%에 머물고 있는데, 여전히 OECD/DAC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해 있는 상황이에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세계시민의식 수준을 보다 더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중점협력국도 정치외교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지원하게 되는 '진보된 이기심'의 동기 보다는 '인도주의적 동기'를 보다 더 강조하여 좀 더 취약한 국가들이 포함되어 지원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한 국가의 보건의료시스템이 튼튼하지 못해서 쉽게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들인데도 고통받는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만나게 될 때 가장 힘이 듭니다. 요즘 제 담당국가 중 하나인 시에라리온처럼 한 국가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국가 자체가 처한 환경이 너무 척박해서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정부지도자들의 부패나 다양한 도너(donor)들의 이기심으로 인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상황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어 이슈 해결이 지연되는 경우도 꽤 많거든요. 그리고 현장의 아이들과 지역사회에게 필요한 것보다 도너의 욕구 충족이 더 우선순위에 있는 사업을 진행해달라는 제안이 올 때 이를 지혜롭게 저항해내는 과정들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가장 힘이 듭니다.

 

지역사회에서 우선순위에 있는 사업보다 공여국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실행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이럴 경우,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Back to basic'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역시나 국제개발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합의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실제로 이것을 이행할 때는 생각보다 어렵고 고독한 싸움이 될 때도 있고, 나만 너무 정의감에 불타오르나, 너무 혼자 이상적인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시도는 반드시 해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공여국 후원자들의 경우 현장의 실제 필요를 면밀히 잘 모르셔서 저희가 듣기에는 다소 무리하고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 요청을 하실 때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자세히 설명을 드리고 후원금이 어떻게 더 잘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제안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이내 현장에 정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동의해주시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어요. 일반 후원자가 아닌 공여국 정부가 도너일 경우에도 동일한 절차를 거쳐요. 하지만, 때로는 협상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는데 그럴 때는 도너의 주요 요청을 1차적으로는 어느 정도 만족시키되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림을 반드시 함께 넣어서 제안해보는거에요. 예를 들어, 한국사회는 여전히 국제개발사업 수행에 있어 도너의 주된 요청은 가시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국인 봉사단원들을 최대한 많이 파견하는 것을 조건으로 예산 지원을 약속하시는 경우가 많고, 사업실행국가 선정에 있어서도 도너 방문이 용이한 곳 등의 기준을 많이 우선순위로 제시하세요. 쉬운 예로 현장에서는 보건소는 이미 건축되어 있고, 이슈는 보건소에 상주하는 보건의료인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것인데 무조건 보건소를 건축하시겠다고 하시는 경우에요. 이럴 때는 보건소보다는 보건의료인력이 상주할 수 있는 숙소를 지어주시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하고, 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옹호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마을보건요원들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드려보기도 하는데요. 그마저도 잘 안되면 보건소 신규 건축이 정말 필요한 국가를 찾아 제안드리고, 건축과 함께 그 건물을 활용하여 마을보건요원들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적 사업활동들을 반드시 함께 넣어서 사업제안을 드려요. 결과적으로 사업결과보고를 받아보실 때는 보건소만 건축했을 때보다 더 시너지 있고 풍성한 혜택을 현장에 지원했구나 하고 느끼시며 도너 인식개선도 되도록요.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우리가 지원하는 사업들, 더 건강한 아이들과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들이 정말 현장의 아이들과 주민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있구나를 경험하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 가장 보람 있어요. 한 예로 몇 해 전, 잠비아에서 모자보건사업을 진행했었는데 저희 사업지역은 수도 루사카에서 차로 가면 10시간을 넘게 가야 하는 곳이다보니, 정부의 다양한 지원에서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곳이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사업의 필요는 가장 절실하지만, 도너들도 나중에 방문이라도 한번 하려면 너무 어렵지 않겠냐며 회피하던 곳이라 너무 안타까웠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일부 도너들을 설득해서 사업을 진행했어요. 잠비아 현장을 모니터링할 때 만났던 아이들과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충분히 보고 들으며 경험했던 터라 외면할 수가 없었거든요. 감사하게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서 잠비아 정부에서도 우수한 보건인력을 그 시골 마을에 보내주고 마을보건요원들도 대거 훈련시키면서 그 곳의 보건의료체계가 좀 더 강화되는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주민들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는 소식과 함께, 보건사업의 한 요소로 진행했던 산모병동이 생긴 후 이제는 마을의 산모들이 너도 나도 보건소에 와서 출산을 하겠다고 북새통을 이룬다는 소식에 흐뭇했어요. 시설분만율이 낮아서 염려가 많이 되는 곳이었거든요. 그리고 주민분들이 한국 후원자분들의 지원에 너무 감사해서 그 산모병동의 분만실에서 처음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제 영어이름인 'EK'로 부르기로 했다고 소식을 전해주셔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보람도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짧지만 제가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을 국제보건에 관심 있고 뜻이 있는 분들에게 나눌 때 보람을 많이 느껴요. 국제보건을 담당하시는 국내외 실무자분들과의 때로는 소소하고 때로는 공식적인 만남을 통한 나눔과 고민을 공유할 때 보람이 있어요. 특히 작년에는 한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국제보건개발'이라는 수업을 전담하게 되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국제보건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서 과거의 저처럼 이 분야에 매료되어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제 경험을 나눌 수 있고 도전받는 학생들을 만나는 시간이 참 뜻깊었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는 우리가 이 사업을 '왜' 하는가,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업의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사업마다 수행조건과 여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접근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첫 단추가 잘 꿰어져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면 사업의 준비단계와 계획, 그리고 과정과 평가 전 단계에 사업 대상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독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가능개발을 논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 이 요소가 중요하지요. 아울러 현장과 우리의 사업대상자들, 또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파트너들과 신뢰를 잘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공감력'과 '냉철한 판단력'입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SDG의 시대는 과거 MDG시대에 비해 국제보건이 좀 더 시야를 넓혀 바라보기를 원하는 영역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상적인 측면에서도 취약계층인 아동과 여성은 여전히 우선순위이지만, 청소년과 노인들의 건강도 함께 고려해주기를 원합니다. 감염성질환과 함께 비감염성질환에 대한 부분을 재조명하고 있고, 마약, 알코올, 담배,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나 사망과 같은 이슈들부터 보편적의료보장이나 국제보건안보 강화와 같은 거대 담론의 영역까지 정말 포괄적인 대상과 이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데요. 오늘날 국제보건은 과거와 달리 개발도상국의 건강증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증진과 이를 위한 우리 자신의 실천도 포함되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건강도 국제보건증진의 영역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꼭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은 늘 반갑고 기쁩니다. 조금 전 나누었던 국제보건의 범위와 주제들이 매우 다양하듯, 국제보건의 다양한 영역 가운데 지원이 필요한 부분들이 여전히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이 국제개발협력의 무대는 다양한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가지신 분들이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곳입니다. 혹시 나는 국제보건에 관심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조금 생뚱맞은 전공분야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시는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 생각은 지금 바로 내려놓으셔도 좋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국제보건의 트랜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기회를 만들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가능하다면 국제보건이 속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우산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함께 보면 더욱 좋습니다. 영국의 the Guardian지 웹사이트에서 국제개발 섹션과 그 안의 국제보건 관련 주제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고,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에서 매일 보내주는 국제보건뉴스들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데 내용이 알차고 참 좋더라고요.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가장 좋은 건 직접 국제보건의 현장을 경험해보고 현장이 당면한 어려운 보건상황의 개선을 위해 여러 사람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일거에요. 언젠가 국제보건의 무대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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