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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강희 주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08-23 15:22:39
  • 조회수1639

[김강희 주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종욱펠로우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언제부턴가 자신을 소개할 때면 문화인류학을 먼저 말씀드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부 때 저는 인류학을 전공하면서, 문화적인 감수성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성을 자연스레 갖게 되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는 경험을 좋아하고, 여러 차례 현지조사(Field-work)를 경험하면서 낯선 곳에도 잘 녹아드는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KOFIH에 대한 간단한 기관 소개 및 맡고 계신 부서/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KOFIH는 개발도상국(협력국)과 북한 등의 보건의료문제를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진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입니다. 제가 속한 이종욱펠로우팀은, 개발도상국 보건의료분야의 핵심인력 역량강화사업을 수행합니다. 과정은 크게 다섯가지인데, 임상과정, 보건의료인력교육전문가과정, 보건정책과정, 질병연구(결핵/감염병) 전문가, 최고위과정 등으로 구성됩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초청연수라는 형식에서 벗어나, 현지교육/팀제교육 등을 확대하고 협력국가별 전략을 수립하는 등 보다 통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국제보건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건 입사 후의 일입니다. 처음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는 한국YMCA-KB국민은행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 활동을 통해 접했습니다. 약 5개월 간 캄보디아 까리타스(Caritas)에서 활동하며, 개인의 성실함과 별개로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기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을 눈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의료비지출이 생기는 경우 그들이 학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을 보며, 국제적 빈곤과 불평등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막연한 비전을 갖게 됐습니다. 귀국 후,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에서 개인적인 커리어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전문성’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중, Skill(능력), Sector(분야), Region(지역) 이렇게 세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을 하는 기관 중에서도 분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곳에서 일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KOFIH에 입사했습니다. 일을 하다보니 부족함을 느끼게 되어서, 국제보건 분야를 공부하다보니.. 재밌고, 흥미롭고,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아직까지는 크게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국제보건분야의 실무자인 저에게 ‘업무를 한다는 것=서류작업을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행정업무이다보니, 사업의 내용이 달라도 대부분의 절차는 동일한 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연수생, 그리고 현지에서의 사업을 위해 천천히 꼼꼼하게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없는 사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기 쉽고, 예산 투명성 및 성과관리 측면에서 현지의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지기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요. 아직까지는 이라고 굳이 말씀드린 이유는 저는 현재 다양한 국제보건사업의 실무를 담당하며 주니어로서 다양한 사업의 형태를 경험하고, 익히는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많이 접하고 배워서, 향후 기억에 남을만한 국제보건 프로젝트를 맡아보고 싶습니다. :)

그렇군요! 그럼 혹시 향후 꼭 수행해보시고 싶은 사업이나 국제보건 영역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부분/지역이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국제보건영역에서는 1.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분야에 관심이 있습니다. 인적역량강화 사업을 담당하다보니 약 14개국의 의료서비스제공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요.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는 무상으로 제공되지만 오후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의료제공자가 오전에만 국립병원에 출근했다가, 오후에는 사병원 혹은 집병원 등을 개원하여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의료가 무상이면 선뜻 해당 국민들의 건강수준 제고 및 의료형평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줄 알았지만, 막상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의료제공자에 의한 과도한 유인수요가 건강 보장성을 악화시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생제 남용, 불필요한 입원권유 등의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난제라고 생각하지만(!), 의료제공자의 이윤추구경향과 정부, 국민의 니즈를 잘 조율하면서도 최우선적으로 해당 국가 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2. 종족성(ethnicity)을 고려한 보건의료인력 지표 의료인력의 적정성, 적정분배정도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하던 중, WHO에서 발간한 Monitoring the building blocks of Health systems: a handbook of indicators and their measurement strategies라는 문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국제보건사업을 담당하시는 모든 분을께 일독을 권합니다!!) 보건의료인력 관련 여러 가지 지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Distribution of health workers에 대한 지표를 설정할 때 보완해야 하는 차원 중 ‘ethnicity’ 영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국가 안에 40개, 50개가 넘는 종족이 함께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컨대 종족 간 갈등이 있는 국가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타 종족에게 의료서비스를 거부한다는 등 배타적인 사회적 기류가 형성될 수도 있구요. 소수민족이 특정지역에 고립되어 있는 경우, 양질의 보건의료교육을 받는데 일정 지리적, 사회적 제약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 경우 소수민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의료인력의 종족구성이 다원화된 커뮤니티와, 그렇지 않은 커뮤니티의 건강수준을 비교해보고 싶고, 사회적 소수자 더 나아가서 다원화된 사회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표를 향후 개발해보고도 싶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저는 주로 보건정책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사업을 담당해왔는데요. 그러다보니 보건의료 포럼, 정책강좌, 산업 시찰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며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제분야를 알아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재밌었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발전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매일 매일 느낍니다. 특히 보건정책 전문성을 가진 연수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주제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예컨대 연수생들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체계, 민간보험체계, 수가제 등을 주제로 질문할 때, 제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연수생들이 실무담당자의 전문성 없음을 먼저 지적한 적도 있는데,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단순히 보건의료 전문 타이틀을 가진 기관에서 일한다는 것이 저의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스스로 이 분야를 연구한 뒤에야 비로소 연수생들과 개발도상국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KOFIH의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 사업의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당해연도 예산의 약 20%를 사후관리 프로그램에 집중지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지로 이어지는 장기적 영향을 고려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3개월~1년의 단기연수(Short-term training) 프로그램만으로는 연수결과가 선순환으로 이어지기보다 개인역량 강화 차원에만 머물기가 쉬운데요. 저희 팀의 경우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는데, 사업 결과보고서를 읽으며 참 보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1) 필리핀 팔라완 구치소 재소자 약 70여명을 대상으로 한 결핵검진 서비스, 2) 팔라완 북부지역 토착민 100여명 대상 건강검진 사업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교도소 수감 직전의 재소자들에게 결핵 검진(X-ray, Gene X-pert)을 시행함으로써, 감염병 예방에 기여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재소자 대상 결핵검진 및 지료가 경제적인 이유를 근거로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건강권을 증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사례인 팔라완 북부지역 토착민 100여명 대상 건강검진의 경우, 이종욱펠로우십 연수생들이 각 분야에 따라 검진을 실시하였습니다. 북부지역 토착민의 경우 건강보험 미가입률이 높았는데, 필리핀 보건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가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따라서 건강보험 미가입 주민들을 별도 부스로 인계하여 건강보험등록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일시적 건강검진 이후에도 현지 보건소가 지원하는 의료혜택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었습니다.

현지로 연결되는 사후관리의 중요성과 그 영향까지도 고려한 사업이군요! 설명해주신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 사업에 대해 조금 더 궁금해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량을 강화시키는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네. 먼저 KOFIH의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의 미션, 비전, 전략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KOFIH는 협력국가 보건의료인력 역량의 향상을 통해 건강한 지구촌을 건설하고자 하며 -향후 협력국가 보건의료시스템을 견인할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를 위해, 1) 협력국 교육수요 중심의 사업 추진 2) 중장기 연수프로그램으로서 이종욱펠로우십이 가지는 차별성과 고유성을 제고하는 등의 전략목표를 추구합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개설하고있는 5가지 과정 중 약 2가지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임상과정은 대상국가 기초의학 교수, 임상의사, 임상간호사 등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저희가 중점적으로 강화시키고자 하는 역량은 연수생들의 수요, 전공, 경력, 직종 등에 따라 다릅니다. 연수생들이 10명이라면 10개의 커리큘럼이 제공됩니다. 개인 역량 맞춤형 교육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아과 연수를 희망하는 라오스 연수생은, 지원서를 제출할 때 희망 시 연구계획서 등을 함께 제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연수기관 지도교수님과 연수생은 연수 시작 전 사전 면담을 통해 커리큘럼, 연구계획, 연구목표, 성과지표 등을 함께 논의합니다. 만약 연수생이 초음파 기기를 활용하는 법을 원한다던지, 인공호흡기 사용법 등을 희망할 경우 해당 기기에 대한 실습교육도 진행합니다. 소아 중환자 간호에 대한 수요가 있으면, 소아 중환자 간호교육에 참관하고 시뮬레이션 센터 등을 활용하여 필요한 술기를 익히도록 합니다. 2) 질병연구(결핵) 전문가과정 동 과정의 목표는 우간다 NTRL(SRL) 검사실 역량강화였습니다. NTRL 즉 국립결핵연구소 요원의 역량강화 시, 주변국 및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현지 협력기관을 이 곳으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인 연수 내용으로는, 3개월의 커리큘럼 동안 - 결핵관리 및 검사 기초교육, 도말검사, M-Kit 제조 및 감수성 검사, 외부정도관리물질 제작 실습, 관련 SOP(Standard of Procedure) 제작 등을 연수한 바 있습니다. KOFIH 이종욱펠로우십의 전 과정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연수가 끝나고 난 뒤 담당하셨던 지도교수님은 연수생들의 국가를 방문하신 뒤 협업적용도 평가와 더불어 현업적용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해주시게 됩니다. 해당 과정의 경우에는, 귀국 후 SOP의 적용도를 평가한 바 있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국제보건사업은 무엇보다도 기관 간 파트너십 증진과 실무진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기관 간 파트너십 관련, 국제보건사업의 목적이 각 부처간, 기관 간 힘겨루기로 퇴색되기 이전에, 본래의 목적, 즉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체계를 향상시키는 것이었음을 끊임없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실무진에 대한 존중입니다. NGO, 정부기관, 연구소 등의 실무진의 주 연령대는 20대~30대가 될텐데요.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서는 실무자에 대한 인격적 존중,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특히 협력국으로 파견가신 분들의 경우에는) 안전한 제도 보장 등의 노력 등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차 보건의료체계>처럼 중요하고 오랜 기간 동안 다뤄졌지만 재원이 모이지 않는 분야가 있는 반면, <근거기반접근법>처럼 비교적 짧은 기간에 대두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큰 재원이 모이는 경우가 있다던 한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랫동안 제기되어온 양질의 1차 보건의료체계 구축 또는 회복을 꾸준하게 주목하고 관심가져야 할 주제로 뽑고 싶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의료인이 아니기에 더욱 국제 보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도 그런 믿음을 가지고 매일매일 일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그런 동료들을 앞으로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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