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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미정 과장 (월드비전)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06-04 13:38:02
  • 조회수864

[김미정 과장 (월드비전 국제사업본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월드비전 국제사업본부 지역개발팀에서 스리랑카와 콩고민주공화국의 지역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김미정 과장입니다. 2018년 3월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보건정책관리학)에 입학하여 국제보건연구소에서 김선영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에 대한 간단한 기관 소개 및 맡고 계신 부서/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월드비전(World Vision International)은 미국의 로버트 피어스(Robert Pierce) 목사님이 한국전쟁 시 전쟁고아와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국제구호개발옹호단체로, 현재 국내사업, 국제개발사업 및 구호사업과 옹호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국제사업본부 지역개발팀에서는 지역주민의 역량강화를 통한 자립을 목표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중동/동유럽의 33개 국가, 127개 사업장에서 보건, 교육, 아동보호, 소득증대 등의 통합적 지역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해까지 남부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잠비아, 말라위, 콩고민주공화국, 모잠비크, 스와질란드의 지역개발사업을 담당했고, 지금은 스리랑카와 콩고민주공화국의 지역개발사업을 담당합니다. 저는 담당 국가 내 각 사업장의 연간 사업계획 및 예산을 협의 및 승인하며, 주기적으로 접수되는 사업 보고서 리뷰와 현장 방문을 통해 사업을 모니터링 합니다.

과장님께서는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저는 학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영어교사를 꿈꾸다가 국제 개발과 보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이는 대학 시절에 파푸아뉴기니 정글 마을에서 참여한 단기 선교였습니다. 저희 팀은 전기와 수도시설이 전혀 없는 정글 마을에서 3주간 머무르며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 때는 마을 아이들의 머리가 노랗고 배가 볼룩 나온 것이 영양실조의 증상이라는 것도 전혀 몰랐을 정도로 보건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 하지만 봉사활동 중 매일 말라리아 예방약을 챙겨먹고 모기장을 사용했음에도 팀원 모두가 말라리아에 걸리면서, 모기장이나 말라리아 예방약 없이 오지에서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국제개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계기는 엄마가 된 것인데요, 두 아들을 낳고 키우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건강해야 친구들과 뛰어놀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엄마가 되어 현장에 방문하니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아이들이 영양식을 한 숟가락씩 떠 먹을 때마다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 엄마들을 보며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소망하는 엄마의 마음은 세계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것을 체감했고, 이 세상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게 자라는 데 기여하고 싶어 국제보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잠비아에서 소득증대 및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시행했던 양계사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업 대상은 주로 농업을 통해 소득을 얻는 농민들이었는데, 강수량 및 일조량 등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업에만 의지하다 보니 가계소득이 일정하지 않았고, 당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2차 소득원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현장 직원들과 주민들이 함께 고민한 끝에 양계사업이 탄생했습니다. 닭은 다른 가축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낮고 빨리 자라기 때문에 시장 판매를 통해 소득을 얻을 수도 있고, 달걀과 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 됩니다. 현장 방문 시 사업에 참여하면서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영양상태가 좋아진 주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오롯이 보건사업 활동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타 분야 사업과 연계했을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보건과 다른 분야와의 연계가 또다른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사업이었군요! 지역개발과 국제보건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또다른 영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보건사업과 교육사업과의 연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라는 배움의 장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건위생 교육을 직접 실시하여 생활에서 꼭 필요한 습관을 익히고, 미래에 부모가 되었을 때 가정을 위생적으로 유지하고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지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동 영양실조에 대한 연구를 보면, 어머니의 교육 수준이 높을 수록 자녀의 영양 상태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의 학교 중퇴율이 높은 현실을 고려할 때, 여학생들이 학업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 또는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예전에 말라위에서 아동들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3년 간 시행했는데, 영양실조 비율이 감소하지 않아 원인을 조사했습니다. 원인은 수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인한 곡물 수확량 감소와 이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였습니다. 가용 식량 부족으로 인해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개선되지 않았던 것이었어요.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인으로 인해 목표했던 사업의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또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여러 가지 변수 및 위험요인에 대해 더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나 통제할 수 없는 원인들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생각해보고 대비해야 하는 영역이나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업을 통해 지원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장애요인을 찾아 대비책을 마련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소를 지었지만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배치되지 않거나 약품이 구비되지 않는다면 잘 지어 놓은 보건소가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보건소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보건의료 인력 파견 및 의약품 지원에 대한 책임을 명시하고, 보건의료 인력이 거주할 숙소를 함께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사업을 디자인할 때는 반드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작년에 스리랑카에 방문했을 때 어머니와 아이를 만났습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또래들에 비해 키가 작고 체중이 적게 나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월드비전에서 시행하는 지역사회기반 영양실조 개선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아이의 영양상태가 호전되었고 지금은 매우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를 주기적으로 검진하던 보건소 의사 역시 어떻게 아이의 영양상태가 이렇게 좋아졌냐며 다른 부모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후원자님이 주신 사업비와 현장 직원의 아낌없는 수고, 그리고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일어난 실제적인 변화를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보건사업을 개발할 때 지역사회의 보건 관련 지표의 통계수치나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맥락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담당했던 말라위의 한 지역사회에서 아동들의 영양실조 원인을 분석해 보니, 가부장적 사고가 원인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가정 내 모든 자원에 대한 통제권이 아버지에게 있어, 어머니들은 식재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아버지의 눈치를 보느라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기 힘들었던 것이죠. 또한 영양의 중요성에 대한 아버지들의 인식 부족 역시 영양실조에 일조했습니다. 이에 월드비전은 어머니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아동양육을 위한 모임(Care group)에 아버지들을 참여시켜 실생활에 필요한 영양학적 지식 및 자녀 양육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아버지들은 이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먹이는 데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가정 또한 더 화목해졌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개발사업을 해오셨는데 현장 경험을 하기 원하는 학생들이 해외에서의 국제보건사업 참여를 결정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요?

보건사업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귀한 기회지만, 자신이 참여하게 될 보건사업에서 맡는 업무와 역할이 본인의 기대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기대와 100% 일치하는 사업을 찾기 쉽지 않지만, 본인의 기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에 참여했다가 도중에 힘들어 하는 사례를 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값진 경험이니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 드립니다.

국제보건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필요가 보이고, 그들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응답할 때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그 필요에 응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겠죠.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 또한 이롭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국제보건의 세계에 입문하신 여러분들은 이미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한 분 한 분을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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