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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조희경 대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작성자cghr
  • 날짜2017-08-08 23:25:57
  • 조회수1489

[조희경 대리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안녕하세요 조희경 대리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서 보건정책관리학을 전공한 조희경이라고 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ChildFund Korea, 이하 어린이재단)라는 NGO에서 일하고 있으며, 멋진 아내와 엄마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딸내미와 며느리가 되기 위해, 지혜롭고 의연한 ‘조희경’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부 전공은 무엇이었으며 왜 보건대학원으로 진로를 결정하셨나요?

학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습니다. 우간다에서 보건의료사업을 수행하면서 열악한 현지 보건의료시스템으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슬픔과 울분이 보건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NGO가 공공 서비스와 지역주민 간의 격차를 아무리 줄이려고 노력해도 정부 자체, 즉 정책을 포함한 시스템의 개선 없이는 지속가능한 방안이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건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재직중이신데요, 간단한 직장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학생 때부터 NGO에서 일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인턴,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심 있는 NGO들을 경험하며 실제로 가고 싶은 곳을 정했습니다. 어린이재단은 당시 국내사업에 비해 해외사업의 역사가 짧았고, 확장 및 강화를 하려고 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지원 및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개발도상국 경험이 많은 사회 초년생이 많이 없는 편이었기 때문에(그나마)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며 지냈던 제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현재 어린이재단 해외사업1본부 해외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소중한 후원금으로 이뤄진 사업비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략 및 체계를 수립하는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어느 곳에,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지원할지 등 어린이재단 해외사업의 전반적인 지원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규 해외 사업장 설치를 위해 새로운 국가를 조사하고 환경을 분석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보건분야 사업을 맡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어린이재단에서 근무하면서 모자보건증진, 에이즈 및 말라리아 등의 감염성 질환과 관련된 보건의료사업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보건의료사업의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지식의 실제 적용인데요, 보건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어린이재단에서의 업무 수행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보건재정정책과 관리’ 수업이 제 업무 혹은 개인적인 공부로는 얻을 수 없었던 정책적 측면의 지식과 관점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역사회건강증진 모형과 동향’ 수업도 실질적인 측면에서 정책 및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데 유용한 내용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역학 및 통계와 관련된 수업은 저에겐 매우 어려웠지만 보건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지식 및 기술(특히, 논문 쓸 때 통계 배운 것이 유용했습니다!)을 배울 수 있었고, 이러한 지식들은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제가 어떠한 연구를 하든지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배양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할 것이라고 봅니다.

업무 수행 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다양한 국가 및 지역, 각각의 특수성이 존재하는 세팅에서 그 정책, 시스템, 사회문화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사업을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해당 국가의 (저희 직원을 포함하여) 보건부, 의료인력, 지역주민, 타 NGO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 및 조정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데, 궁극적으로 현지 정책과 시스템이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과 실천이 변화되어 그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자립’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마 국제개발협력에서 근무하는 모든 실무자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을 꼽아주신다면?

역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제가 담당하는 사업을 통하여 사람들의 건강이 증진되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우간다에서 PMTCT(Prevention of mother-to-child transmission of HIV / HIV 모자수직감염 예방) 사업을 수행하였을 때 HIV 양성인 여성이 저희 사업을 통하여 음성인 아이를 출산하였을 때라든가, 에이즈로 부모를 잃고 조부모와 살고 있던 형제들이 건강상태가 매우 나빴는데(이 아이들이 그대로 계속 방치됐다면 아마 매우 비극적인 결과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희 사업의 지원으로 단기간에 건강이 회복되어 웃는 모습으로 저를 반겼을 때 등입니다. 저와는 피부색도, 언어도, 모든 것이 다르지만 같은 목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각지의 다양한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오는 배움과, 협력하여 좋은 성과를 냈을 때의 기쁨과 보람이 저의 원동력 중 하나입니다.

NGO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다들 비슷한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시는 것 같네요. 혹시 우간다 외에도 따로 근무하신 현장근무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주로 출장을 통해 사업현장을 방문하는데, 장기 현장근무 경험으로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그 외에 아시아 필리핀, 캄보디아에 있었습니다.

현장근무를 많이 해보셨군요? 그러면 국제보건, 혹은 국제개발현장근무의 특성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현장근무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주민, 정부 관계자 등 사업 이해관계자들과 직접적으로 만나고 상호작용(interaction)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그만큼 재미도 있지만, 애로사항 및 주의사항도 많습니다. 보람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눈으로 직접 사업의 성과를 보거나 협력하는 사람들과 합이 잘 맞을 때 느낍니다. 애로사항은 아무래도 문화 및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지낸) 한국인으로서 모든 것이 느리게 느껴질 때 가장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업무 외에도 물건을 사든, 은행을 가든, 소소한 생활 속에서도 뒷목을 많이 잡았던 것 같습니다. (웃음) 영수증을 하나 받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고, 은행직원이 실수로 제 통장에서 돈을 잘못 뺐는데 그 돈을 돌려받기 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속상했던 것은 부패한 경찰에게 삥(?)을 뜯겼던 사건인데, 덕분에 어떻게 대처해야 돈을 안 뜯기는지 노하우가 쌓여 그 이후로 한번도 뺏기지 않아, 나름 값비싼 수업을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재밌습니다. 어감을 살리기 위해 전문용어 ‘삥’은 꼭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주의사항이 있다면 추가로 말씀해주시지요.

주의사항은 꼭 강조하고 싶은데,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Respect”입니다. 한국 사람들도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은 부모 밑에 태어난 형제자매와도 성향이 다른데, 하물며 다른 문화와 언어 등을 가진 사람들과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그들은 저와 “다른” 사람들이지, “틀린” 사람들이 아닙니다. 제가 알던 상식은 그들에게 상식이 아니고, 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에게 너무도 생소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나의 잣대로 그들을 판단하려 하면 안되고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업을 하시면서 혹시 선생님께서 꼭 보완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근무경험과 연관해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성과관리 측면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보건의료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디자인되어 실행되는지, 그리고 그 성과가 어떤지를 측정하고 이러한 결과 및 Lesson Learned를 통해 더욱 좋은 프로그램으로 개선하는 부분에서 전문성을 더욱 키우고 싶습니다.

업무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사업에 대해 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수행중인 국제보건/국제개발 사업 중에, 잘 하고 있는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말씀해주십시오.

어린이재단은 아동을 둘러싼 환경에 전인적이고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 중 보건의료사업은 관련 이슈에 대한 행동변화를 위해 거시적(국가, 정부, 지역사회) 및 미시적 차원(가정, 개인), 그리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접근합니다. 어린이재단의 해외사업은 특정 분야에 치우치기 보다 multi/cross-sectoral하다고 볼 수 있고,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단체가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린이재단은 사업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 하에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중앙/지역정부 및 다른 기관들과의 사업 중복을 예방하고 상승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점이면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린이재단이 해외사업에서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및 로컬(local) 파트너와 협력도가 높다는 것인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의 대학 등의 파트너들과의 협력도가 낮아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재단은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입니까?

어린이재단은 연구기능에 집중하는 아동복지연구소가 별도로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동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을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최근 국제아동 이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나, 국내 연구주제가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고 부탁드립니다. (www.childfund.or.kr)

아동복지연구소가 따로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연구소를 보유한 점 외에, 어린이재단이 다른 기관과 비교했을 때 비교우위에 있는 점이 있나요?

어린이재단은 한국NGO 중 가장 오래된 역사(1948년 설립)를 갖고 있어 그 기반이 매우 견고한 것이 강점입니다. 국제어린이재단연맹(ChildFund Alliance) 체제 하에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현장 기반 접근의 사업에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동옹호사업이 특화되어 있는 것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린이재단 사업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단점도 좀 여쭙고싶습니다. 국제보건/국제개발계의 진로 중 굵은 갈래는 NGO일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사항으로 5년 이상 근속률이 크게 떨어져 젊은이들이 일하기 어려운 직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NGO에서 근무하시는 이유와, 근무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제가 NGO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사람들과 함께 노력하고,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재미와 보람이 10년째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 NGO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어떠한 장단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NGO의 현실적인 근무환경, 이상과의 차이점, 리더십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분들이 NGO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속상합니다. 개인의 가치관과 그 사람이 일하는 NGO와의 방향성이 맞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희경 선생님께서 NGO에서 근무하며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너무 이상적이고 추상적일 수 있으나, ‘사람에 대한 믿음’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프로그램/서비스 제공이나 정책적 변화를 통해 누군가의 ‘삶에서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변화들은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NGO에서 경력을 시작하길 원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본인의 성향이나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경험에 따라 어떠한 기관이 맞는지, 어떠한 일이 맞는지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보건대학원 후배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나 논문을 추천해 주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국제보건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국제사회에서의 빈곤 및 원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저)”, “죽은 원조(담비사 모요 저)” 그리고 “사다리 걷어차기(장하준 저)”와 같은 책들은 그런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추천해요. 그리고 보건을 좀더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수백만 명을 살린 국제보건의 성공사례(룻 레빈 저)”는 질병 및 이슈 별로 성공한 개입 사례를 다루고 있어 보건대학원에 재학 중이신 분들이라면 관심이 있으실 것 같아 추천해요. 

긴 시간동안 인터뷰에 성실히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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