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NATIONAL UNIVERSITY
검색창 닫기

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최순영 팀장 (월드비전)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04-02 11:52:59
  • 조회수918

[최순영 팀장 (월드비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보건학 석사 93학번 최순영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건강교육과 (현 보건관리학과) 학부 졸업 후 93년에 곧장 서울대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 들어가 보건학 석사를 1996년에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석사를 마치자 마자 네팔 오지에 보건대학을 세우러 가서 일년간 보건교육을 가르치고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했습니다. 네팔에서의 해외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서 2000년 4월 국제적십자사연맹의 코소보 긴급구호요원으로 활동을 시작했구요. 이 후 캄보디아 혈액사업, 이라크 긴급구호사업, 이란 밤 지진 재건사업, 인도네시아 쓰나미 재건사업, 앙골라 콜레라 관리 사업, 케냐 말라리아 및 전염병 관리, 우간다 홍수 긴급구호사업 등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동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사무소에서 보건전문가로 일하다가 2013년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2013년에 한국에 들어와서 월드비전에서 보건전문가로 활동을 하게 되었고, 현재는 국제사업본부장과 보건전문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NGO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월드비전에 대한 간단한 기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을 위해 일하는 글로벌NGO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탄생하였습니다. 한국전쟁의 고아와 과부를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을 시작으로 2018년 현재 100여개국의 나라에서 4만여명의 직원이 구호, 개발, 옹호사업을 하는 국제적인 기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취약한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생애주기에 맞추어 보건/영양, 식수위생, 교육, 소득증대, 아동보호 분야의 사업을 핵심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재난이나 분쟁에 취약한 지역에서 구호 사업과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의 정책이 바뀌면 더 많은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사업경험과 사업 성과를 가지고 지역사회부터 중앙정부까지 왕성하게 정책 옹호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월드비전은 1991년에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래 없는 전환을 하였고, 후원자들의 도움에 힘입어 현재 40개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팀장님은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해외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습니다. . 한국이 엄청난 해외원조와 선교사님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듯이 저도 해외에서 그런 도움을 주는 통로가 되고 싶었습니다. 과거 한국 성장의 원동력 중에 보건과 교육의 역할이 컸는데, 전 그 중에 보건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고, 의학의 치료적인 접근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공중보건의 예방적 접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사는 한 사람을 고치는데 그치지만 (그렇다고 그게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구요^^*) 공중보건은 수많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대학 진학을 할 때도 전국에 유일하게 있었던 건강교육과를 가게 되었고, 학부 이후 곧장 보건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2008-2011에 동아프리카에서 수행한 Humanitarian Pandemic Preparedness 사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말버그 같은 유행성 전염병이 많이 생기면서 2014년 Global health Security Agenda라는 것이 만들어져 국제사회가 emerging & remerging infectious diseases를 대응하기 위해서 공조하고 있습니다. 제가 동아프리카에서 수행한 사업은 GHSA의 전신이 되는 미국정부 지원사업이었습니다. 과거의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분석해보니 2000년대에 들어서며 다시 한번 전세계적인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있을 것 같다는 과학적인 분석과 예측을 통해 미국 정부가 엄청난 지원을 통해 국제사회가 특히 개발도상국이 신종 유행성 전염병에 대한 대응을 하도록 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사업은 전염병 대응 기획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계획 점검 /수정, 그리고 대응관련 파트너십 체결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었습니다. 기후변화처럼 미래의 전염병 유행을 예측해서 대응기획을 하고 훈련을 시키는 방법으로 기존의 병이 발생하면 반응하는 방법과는 사뭇 다른 접근방법을 취하였고, 또한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보건의료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사회 문제가 된다는 Whole of society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혼자만 잘해서 되는게 아니라 서로 협력해야하는 것을 강조해 보건뿐 아니라 다른 분야와도 긴밀하게 일하는 것을 가르치는 기존의 보건사업과는 다른 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득증대, ICT, 군인들과도 일하고 국가리더십 내에서의 Incident/Crisis Management 체계 수립 및 보건분야를 벗어나는 영역에서도 일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업이었고, 무엇보다도 치료가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이고 의학적인 중재방법(치료, 백신 등등) 보다는 비의학적인 접근 (손씻기, 행동변화 등등)을 중시하는 사업이라서 공중보건전문가로서 재미있게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H1N1 신종플루가 멕시코를 시작으로 전세계에 퍼져나갔고, 본 사업을 통해 준비한 계획들을 실제로 실행해볼 수 있게 되었고, 계획은 계획이지 이론과 실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비의학적인 접근을 강조하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신종플루가 발생하자 마자 그 많던 자금이 백신 개발과 의학적인 것으로 갑작스럽게 몰리는 그래서 비의학적인 접근이 많이 줄어드는 사태까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후 에볼라가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기타 다른 유행성 전염병의 발생들이 생기면서 GHSA가 만들어지고 지금 다양한 사업들이 여러 공여국의 지원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차이”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개그 중에 “내 맘같지 않네”라는 말이 있었는데 딱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은 말이었어요. 보건 사업은 다른 분야보다 많이 발전해 있어서 증거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중재방법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기획하는건 어렵지 않지만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할 때는 고려해야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같은 중재방법이지만 문화에 따라서, 기후에 따라서, 종교에 따라서, 정치에 따라서 실행하는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현장에 나가서는 그런 차이를 잘 알지 못했고, 책에서 본 걸 그대로 실시하려고 했었어요. 한국은 “빨리빨리”의 문화고 사회인데 한국 같은 스피드를 보여주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어요. 심지어 같이 일하는 서구에서 온 동료들도 다른 업무문화를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일은 진행 안되고, 화도 나고, 현지 직원들과 사이도 안 좋아지고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경험을 통한 직감같은게 생겨서 사업 수행에 있어서 융통성을 잘 발휘하고 있고, 후배들에게도 그런데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환경에 맞게 변경, 적용, 적응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까요?

그렇군요. 다양한 문화와 배경 속에서 오는 차이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차이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꼭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하나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걸 밀어붙이기 보다는 현장을 잘 관찰하고 물어보면서 방법을 찾아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no "one size fits all" 입니다. 즉, 한 곳에서 성공한 것이 다른 곳에서 꼭 성공하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용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현장에 가서 지역사회를 방문할 때, 제가 지원한 사업으로 사람들이 살았고 건강해졌다고 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2011년 케냐 동부 해안 “라무”라는 섬에서 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iCCM (통합적 질병관리-말라리아, 설사, 폐렴) 사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해안이고 더운 지역이기 때문에 말라리아가 토착질병이었고 이로 인해 많은 아동들이 목숨을 잃는 hard to reach 지역이었습니다. 사업 모니터링을 위해 현장 방문을 했을 때, 지역보건소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보건소장님은 말라리아 환자가 줄어들어서 보건소 본연의 일차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사업에 아주 만족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만나 사업의 효과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 지역주민들이 동네의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서 이 애가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빨리 치료약을 먹고 살았고, 이 엄마가 진통이 있을 때, 빨리 보건소에 데리고 가서 아이가 살았고, 등등 훈련된 지역보건요원의 도움으로 아이들을 살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정말 국제보건 사업, 그것도 지역사회 중심 사업을 하는 맛이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역사회중심으로 하는 국제보건사업의 효과성과 그 중요성이 더없이 와닿는데요. 진행하셨던 iCCM (통합적 질병관리-말라리아, 설사, 폐렴) 사업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개발도상국에서 5세미만 아이들이 사망하는 원인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 때문입니다. 설사, 말라리아, 폐렴이 주요 사망원인인데요. 보건시스템이 취약하고 보건인력이 부족한 곳에서 community health worker를 모집, 교육해서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설사, 폐렴, 말라리아에 걸린 아동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기존의 면허가 있는 의사와 간호사만 치료약을 줄 수 있었다면 task shift를 통해 일반인이 훈련을 받아서 증상을 보이는 아동을 발견하면 치료약을 주고 용법대로 약을 먹고 나았는지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보건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영양의 전체 아동사망의 45%에 기여하기 때문에 iCcm에 영양 컴포넌트를 포함하는 곳도 있습니다. 동일한 접근이지만 보건의료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IMCI (integrated management of child illness)라고 합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사업문제에 따른 해결방법을 잘 찾아내는게 한가지가 될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꼭 표면적인 문제와 그 원인이 하나가 아니라서 해결방법이 여러가지가 될 수 있는데 그걸 잘 찾아서 연결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모자보건의 경우, 산모 또는 수유기의 엄마와 5세미만의 아동의 사망과 질병 이환을 감소시키는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산모, 아동에게 필요한 중재방법을 찾아서 사업을 하게되지요. 그런데 표면적인 문제와 그 이면의 원인을 잘 파악하면 의외의 사업을 기획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스리랑카에서의 다른 기관 사업이었는데요. 산모와 아동의 건강에 가장 큰 의사결정자가 누구인가 보건행태조사를 해보니 아버지였어요. 그래서 전통적인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사업이 아니라 아버지의 인식개선과 의사결정을 잘 하게 하는 Life skills 교육을 하는 사업을 기획해서 수행하였더니, 정말로 보건의료 시스템 강화만큼의 큰 모자보건 향상의 성과를 내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틀에 박힌 문제-해결방법이 아닌 표면적인 문제와 그 이면의 원인을 잘 파악헤서 사업기획을 하는 것, 현장감있게 실행하는 법이 필요하구요. 또한 사업 수행때에는 정말로 적합한 직원을 만나는게 중요합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서 맘을 합해서 일하면 기획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적절한 팀을 꾸리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성공할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 제가 현장에 가서 일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정장 잘 차려입고 국제회의에 참석해서 우아하게 회의하고, 제네바, 뉴욕 같은 국제 기구 본부에서 살며 일하고, 현장에 갈 때 대접(?)받고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고생할 생각을 하고 이 일에 입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다양한 실무관련 전공의 석사가 많아서 석사 마치고 현장 경험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올라오세요”입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다르고, 이슬람 문화와 불교 문화가 달라서 같은 사업이라도 현장에서 다르게 진행이 됩니다. 책에서 배운 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고, 또 어떻게 현장의 문맥에 맞게 변형되어 사용되는지를 잘 배우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목록

수정요청

현재 페이지에 대한 의견이나 수정요청을 관리자에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빈 칸에 내용을 간단히 작성해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