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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수진 대리 (플랜 코리아)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18-01-03 17:48:57
  • 조회수1203

[김수진 대리]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학생신분부터 밝혀야겠네요.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 재학 중인 김수진이라고 합니다. 어느덧 2학기를 맞이하여 학기 말을 달리고 있는 와중인데요, 김선영 교수님 지도 하에 국제보건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야간 학생으로 주간에는 일을 병행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국제구호개발 NGO인 플랜코리아에 입사하여 현재는 해외 프로젝트, 특히 정부 사업(주로 KOICA 민관협력사업)의 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근무하고 계시는 플랜코리아는 어떤 단체인가요?

아직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조금은 부족하지만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NGO중 하나로 국제적으로는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개발원조 단체입니다. 플랜은 어린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창설된 단체로, 영국에 본부가 있고 80여년의 오랜 활동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적, 정치, 종교를 초월하여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 내 50여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의 소외된 계층, 특히 어린이들의 권리를 신장시키고 이들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80년이라니 정말 긴 활동역사를 갖고 있네요.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플랜코리아는 이전에 한국전쟁 직후 1953년부터 1979년까지 ‘포스터 페어런츠 플랜(Foster Parents Plan)’을 한글로 번역한 ‘양친회(養親會)’ 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는데요, 그 당시 전쟁으로 인한 폐허 속에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위해 플랜은 전세계 후원국들의 지원을 요청했고 각 국에서 전달된 후원금으로 매년 2만 5천 여명이 넘는 한국의 어린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이후 급속도로 이루어진 경제성장을 통해 우리나라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자 플랜은 1979년 잠시 한국에서 철수하였다가 17년이 지난 1996년 한국의 OECD가입을 계기로 후원국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오래 전 받은 사랑을 해외의 여러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한국과도 큰 관련이 있는 단체이군요. 그렇다면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플랜은 특히 어린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플랜의 모든 개발 프로그램은 어린이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어린이 중심 지역개발, CCCD (Child Centered Community Development)를 기반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의 핵심은 어린이들에게 지역개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어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어린이들이 지역개발 과정 전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러한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플랜은 교육, 의료보건, 경제지원, 환경개선, 문화교류, 긴급구호 등의 여러 분야에서 50개국 87,000여개의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해외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중심의 지역개발(CCCD)이 매우 흥미롭게 들립니다. 어린이중심의 지역개발이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CCCD는 다시 말해 지역사회의 아동과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플랜의 권리 기반 프로그램 접근법을 의미합니다. CCCD는 모든 아동이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의 국제조약에 명시된 교육, 건강, 보호 및 참여에 대한 권리 등 보편적 인권을 가진다는 점과, 지역사회 스스로가 자신들의 의제를 가지고 함께 일할 때 강력한 힘과 주인의식을 발휘할 수 있다라는 두 가지 원리에 기초하고 있어요. 따라서 CCCD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아동과 가정, 지역사회를 돕고, 지역사회와 더 크게는 국가 차원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플랜인터내셔널의 고유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표적으로는 어떤 사업들이나 방안들을 수행되고 있나요? 그리고 효과성은 어떠한지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플랜의 사업들은 분야로만 살펴보아도 매우 다양한데요, CCCD 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포함, 기타 캠페인, 옹호활동 등 플랜의 모든 운영 및 활동 전반에 깔려 있는 거시적인 접근법으로 보시면 됩니다. 가령 후원자님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마을에 학교나 우물과 같은 기본 시설들을 만들고,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CCCD의 효과성은 프로그램 사이클이라는 큰 틀 속에서 각 국가, 지역 사무소별 중장기/연례 계획 및 평가 과정을 통해, 그 외 각 프로젝트 차원의 모니터링 및 평가 툴(tool)에 따른 별도의 내외부 평가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80여년간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하며 얻은 노하우와 경험, 마을에서 정부 차원까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플랜의 사업들은 지역사회 및 여러 파트너들로부터 매우 큰 환영과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플랜에 대해 더 궁금하시면 플랜코리아 홈페이지(www.plankorea.or.kr)를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과 함께 일하며 지역 내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기위해 역동적인 모습으로 쑥쑥 성장해갈 플랜의 모습을 함께 기대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응원 부탁 드립니다

대리님은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제가 국제보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 불과 1~2년 사이의 일이에요. 플랜에 실은 저도 제가 지금 국제보건이라는 커리어를 생각하게 되고 조금씩 그 길을 밟고 있는 것을 볼 때 스스로도 문득문득 신기하고 놀랍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학부 때 저는 경영경제를 복수전공하였고, 당시에는 회계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커리어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대학교 3~4학년부터 자연스럽게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러 단체의 자원봉사와 캠페인 활동 등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4학년 여름방학 때에는 KOICA에서 단기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제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꼈고, 더 큰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원래는 플랜에 입사하기 전에 졸업 후 바로 국제대학원 입학도 고려하였지만, 먼저는 실무 경험을 쌓아보자는 취지에서 이 분야에 속한 여러 단체들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었고, 좋은 기회로 현재 재직 중인 플랜코리아에서 제 커리어의 첫 단추를 채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가장 처음으로 담당하신 국제보건사업은 무엇이였나요?

입사 후 2013년에 약 1년간 서아프리카 세네갈에 파견되었던 경험이 있는데,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내 위치한 플랜 서아프리카 지역 사무소(Plan West Africa Regional Office)에서 근무했었어요. 당시 KOICA 국제질병퇴치기금(과거 빈곤퇴치기여금) 사업 관리를 주로 담당했는데, 이게 제가 처음으로 담당한 해외 사업이었어요. 저의 첫 사업이 보건 분야였단걸 뒤늦게 그 의미를 되새겼을 정도로, 그만큼 입사 초반에는 국제보건의 존재조차 잘 몰랐던 문외한이었어요. 가까운 미래에 제가 이렇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 줄은 저나 제 주위 사람들도 상상하지 못했죠.

스토리를 들어보니 국제보건과 운명처럼 만나게 되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보건대학원에 오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였나요?

지난 5년간 플랜에서 근무하면서 맡았던 사업 대다수가 우연히도 보건분야 관련이었고, 일을 하다 보니 단순한 행정 지원이나 사업 관리를 넘어서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보다 깊이 알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제가 더 아는 만큼 맡고 있는 일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보건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고 평가하는데 있어서 저만의 전문 역량을 쌓아보고 싶어졌어요. 특히 건강권은 모든 인류에게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항상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저로서는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분야들 보다 보건 쪽이 왠지 모르게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어요. ‘배워서 남주자’라는 제 인생 모토 중 하나에 비춰볼 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역량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었고, 작년 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면서 이 바람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세네갈에 파견되었을 때 맡았던 제 첫 보건 사업이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에 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해외사업 관리라는 업무 자체도 처음이었고, 아프리카라는 곳도 무척 낯설었기 때문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차츰 생활에 적응하고 또 일을 배워갔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모든게 그저 막막하고 어렵다는 느낌만 많이 들었었는데, 문서상의 기록들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마주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사업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 상황들을 돌파해 나가면서, 그리고 현지 주민들에게 따뜻한 응원도 받으면서 점차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재미도 보람도 커져갔어요. 플랜세네갈과 서아프리카 지역 사무소에서 만난 여러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고 정을 나누면서는 세네갈이라는 국가와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이 커지게 되었고, 그래서 세네갈은 지금도 항상 그리운 저의 제2의 고향 중 하나에요.

세네갈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것 같아요!

 네. 무엇보다 가장 큰 의미는 이러한 파견 기회를 통해서 제가 앞으로 이 분야에 발이 묶이겠구나(?)를 예감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분야에 대해 몸과 마음으로 확신하게 된 거죠. 이후 저는 좀 더 세부적으로 제가 어떤 전문성을 키워야, 제 성향에도 잘 맞고 제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렇게 고민하면서 방향을 잡은 것이 바로 국제보건 분야이네요. 세네갈에서의 1년 동안의 시간이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또 세네갈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는데요, 사실 현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상상했던 것보다 매우 쉽지 않았어요. 한국 사람들도 서로 각각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언어, 문화, 관습, 생활양식, 여러 인식 등에 있어 저와 공통점이 거의 없는 사람들과 협력을 이루어가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각자 가진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는 과정이 어떨 때는 참 고되고 눈물 쏙 빼게 속상한 적도 있었어요.

그렇군요,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느끼셨던 고충을 통해 얻으신 깨달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데 있어 다양한 측면의 역량이 갖추어지면 정말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저는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아직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이 어려울 때가 많아서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들과 단순히 원활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않고 모두에게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씨름하는 모든 노력을 아우르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마음을 닫아버리거나 혹은 낮게 보는 일이 없어야 하고,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하고요. 그리고 현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일의 처리 속도가 여유로운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도 끊임없이 인내하면서 맞춰갈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국제보건분야의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사실 국제보건 분야로는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후배님들이라고 지칭하기에는 부끄럽지만, 국제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하고 계신 분들께는 우선 관련된 경험을 많이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업관리 쪽도 좋고, 관련 이론 공부도 좋고, 워크숍이나 세미나 참석 같은 것들도 좋고요. 뭐든 그렇지만 한 번에 많은 것들을 배우거나 감을 잡기는 어려운 것 같고, 작은 경험들이 모여서 쌓이다 보면 조금씩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국제보건이라고 해서 범위를 너무 좁게 한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국제보건 또한 하나의 넓은 분야이고, 본인의 전공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세계이니까요. 저도 처음에는 국제보건이라는 분야가 저한테는 참 낯설었던 터라 대학원 진학을 결단하기까지 머리가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나는데요, 여러분들은 그렇게 걱정하거나 주저하지 마시고, 본인이 가능한 선에서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내가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어도 되는지, 그리고 국제보건 중에서도 어떤 부분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조금씩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혹여나 본인의 진로나 커리어를 국제보건으로 결정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탐색의 과정 속에서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인생에서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답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문득 이어지는 인연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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