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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20-12-28 18:59:27
  • 조회수397

[김선 국제사업본부장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자기소개 및 현재 일하시는 기관과 맡은 업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제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20년 남짓 일하고 있는 김 선 입니다. 굿네이버스에서 국내 지역개발사업과 펀드레이징 일을 하다 대북사업을(2002-2008) 하게 되었고, 이후 말라위로 파견되어 5년간(2008-2013) 지부장으로 일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7년째(2013-현재) 굿네이버스 국제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1991년 한국에서 설립된 NGO입니다. 현재 국내, 북한사업과 함께 해외 39개국에서 국제구호개발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UN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NGO 최상위 지위인 포괄적협의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UN과 국제노사정기구연합이 주관한 MDGs Award에서 ‘보편적 초등 교육 달성’에 기여한 사업성과를 인정받아 MDGs Award를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국제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국제기구와 협업을 통해 협력국의 제도를 발전시켜가고도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국제사업본부에서는 40여명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데요. 교육, 보건, 농촌 및 도시 지역개발, 인도적지원, 어드보커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분야별로 작게는 단년도 10만불 정도의 사업도 있고 크게는 5년, 1천만불 단위의 사업도 있습니다. NGO인 만큼 시민들의 후원금과 코이카 같은 정부보조금 뿐만 아니라 UNICEF, WFP, IOM, UNHCR, UNDP 등 다자기관의 펀드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처음 보건분야를 접한 계기는 북한에서였습니다. 평양 제2인민병원을 지원하는 사업과 남포육아원(고아원)과 평양육아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며 영양부족과 부족한 의료보건체계에 대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주의국가인 만큼 명목상 나름의 보건시스템을 갖추고 있긴 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건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보건분야를 접하게 된 시작입니다.

아울러 말라위에 파견되어 당연히 보건사업도 지역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접하며 일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이 제도적인 장치는 있으나 작동이 잘 안되었다면, 말라위는 그 제도라는게 지역단위에서 너무 부족해 보였습니다. 보건의료접근성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실질적으로 지역단위의 유아사망률도 높았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북한에서는 제약공장을 건설하고 의약품이 생산되는 사업을 진행한 거였는데요. 북한이야기는 길어지니 건너뛰고 말라위에서 했던 사업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말라위에서 2010년부터 3년간 진행한 지역사회 보건역량강화 프로젝트인데요. 현장에 지역보건원(Community Health Worker)들과 함께 마을의 기초질병을 확인하고 마을에 없는 보건소를 말라위 보건부와 함께 건축 및 운영하게 되었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2차(3차) 의료시설로 전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었습니다. 2만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마을인데 의료시설이 전무하고 말라리아와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많은 마을이었는데, 사업 진행 후 마을의 변화가 일어나고 아이들의 사망 소식이 현저하게 줄었지요.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위에 소개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협력국(말라위) 정부 당국자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분노하였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을 하는데 보건소 건축에도 열의를 보이지 않고 지역보건원 교육과정에도 협조적이지 않더라고요. 협력국 보건당국자가 가장 소중한 파트너이자 사업주체인데 그들이 비협조적일 때는 내가 이러려고 아프리카까지 왔나 싶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프로젝트를 총괄하면서의 어려움은 현장 파견자들의 사직이지요. 할 일은 많은데 현장에서 버텨주질 못하는 거죠. 나름의 논리와 방향을 가지고 펀드까지 확보했는데 다양한 이유로 현장에 더 있기 어렵다며 사업담당자가 떠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요?

북한 이야기를 잠깐 다시 꺼내면 평양에 건설한 제약공장에서 생산된 의약품이 전국단위로 퍼져 평양 근교 뿐만 아니라 강원도(북한)지역까지 활용되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감동이 있었고요. 말라위에서는 보건소를 건축하고 지역보건원과 활동을 할 때의 일인데요. 당시 병원이 없던 마을에서는 임산부들이 많은 경우 무당을 찾아가 주술적인 검진을 받았어요. 그러던 마을 주민들이 보건소가 들어오며 지역보건원들의 설명을 통해 보건소를 찾고 이를 통해 주민들이 의식이 바뀌었던 기억이 있어요. 마을에 자리잡고 있던 질병과 관련한 주술이 보건의료라는 과학으로 대체되는 과정이었지요.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거나, 수행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보건사업은 통합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질병과 국가시스템, 국민의 인식개선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요. 가정으로 시작해 지역, 국가, 국제적인 시스템까지 수직적 구조도 있고요. 그런데 이 다양한 수평, 수직적 구조를 통합적으로 보지 못하면 사업의 성과를 얻지 못하거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단위 프로젝트를 잘해도 국가단위의 구조와 매칭되지 못하면 지속성이 없지요. 대형의 국가시스템이 갖춰지더라도 지역단위의 풀뿌리 조직에 연계가 되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고요. 다소 느리고 답답하더라도 통합적인 사고와 시스템 전반에 걸친 이해를 하면서 협력국 정부와 함께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제보건 이슈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연결입니다. 지역보건원부터 3차의료기관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이 각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연계되는 시스템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업이 NGO, 정부, 국제기구 등 다양한 사업 주체가 각자 따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큰 그림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구조였으면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난민대상 보건사업입니다. ODA가 점점 자국이익 구조로 바뀌는 상황에서 공여국이나 협력국 정부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된 난민의 보건사업은 반드시 우리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인도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근래에 대한민국정부와 NGO들이 국제보건에 관심을 가지며 재원과 프로젝트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제보건 전공도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고요. 많은 수요가 있는 분야이기도 한데요. 그럴수록 현장 주민들의 건강한 삶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기 바랍니다.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재원을 확보해도 현장주민들이 없는 사업은 의미가 없습니다. 현장의 변화를 바라고 그들을 위하는 본질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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