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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이영지 (KOICA 네팔사무소 보건분야 개발협력코디네이터)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20-11-21 23:20:54
  • 조회수856

[이영지 보건분야 개발협력코디네이터 (KOICA 네팔사무소)]

 

자기소개 및 현재 일하시는 기관과 맡은 업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KOICA 네팔사무소에서 개발협력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이영지 입니다. 저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국제보건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현장 경험을 쌓기위해 이곳 네팔에 오게되었습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상원조를 전담하고 있는 외교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입니다. 저는 KOICA가 운영중인 44개 해외사무소 중 네팔사무소에서 보건분야 ODA 사업을 지원하는 개발협력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국제 보건’을 두 영역으로 나누어 본다면 ‘국제’ + ‘보건’ 일텐데요, 저의 시작점은 ‘국제’영역으로 볼 수 있는 국제개발학이였습니다. 국제개발학은 사회, 경제, 교육 등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대학교때부터 인류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게 된 국제개발정책학 석사과정을 통해 경제,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배워가던 중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생명권이 보장되지 않는 개발도상국에서 건강과 생존이야 말로 가장 근본적으로 확보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본격적으로 보건분야 연구에 참여하고 보건대학원 박사과정을 밟으며 국제보건분야에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신규사업 기획업무입니다. 국제보건연구실 소속 학생연구원일 때 ‘우간다 WHO 동부 부소가 지역 성생식모자 청소년보건(RMNCAH) 서비스 개선을 위한 보건시스템 강화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데이터로만 알고 있던, 연구실 책상에서만 고민하던 개발도상국 내 열악한 의료보건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해당 의료시설 관계자들과의 대면인터뷰를 통해 사업 필요성을 파악하는 모든 과정을 통해 그동안 무엇을 위해 공부했는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개발도상국에서 직접 근무하며 현장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KOICA 네팔사무소에서 수행한 네팔 포스트 COVID19 보건분야 사업정책 전략수립 업무입니다. COVID19은 보건을 비롯한 농림수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분야별 전략수립의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방역물품, PCR 진단키트 등과 같은 단기적 물품지원도 중요하지만 보건의료시스템 강화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COVID19에 선제적으로 대처했다는 평을 받았고 이에 따라 한국의 방역체계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K방역모델을 구성하는 검사・확진(Test), 역학・추적(Trace), 격리・치료(Treat)의 각 단계별 방안을 보건의료시스템과 연계하여 중.장기 대응방안을 수립했습니다 (아래 도식 참고). COVID19으로 인해 다양한 프레임워크와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트 COVID19 전략수립은 이러한 담론들을 점검해보고 네팔에 적합한 정책적 방향성을 세워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제가 이곳 네팔에 파견된지 얼마되지 않아 COVID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네팔은 특히 서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보건의료시스템이 열악한 국가이기 때문에 긴장태세를 늦출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네팔이 인도 접경에 위치하고 있고 인도에서 오는 이주노동자들이 많다보니 확진자 수는 급증하게 되었고 10월달에는 1일 확진자 5000명 이상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전례없던 상황으로 인해 기존에 진행중이거나 계획되었던 활동들이 COVID19 대응활동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적시지원이 중요한 활동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했고 새롭게 시도되는 업무들이 많았습니다. PCR키트 지원 활동 추진 시 네팔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와 호환이 가능한지, 승인된 제품인지, 물품이 네팔에 도착했을 때 이송, 배분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 할지 등 네팔 보건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는 과정이 매우 긴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이 모든 과정이 정신없이 진행 되었지만 의료진들이 지원받은 물품을 착용하고 감사메시지를 든 사진과 영상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보건분야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네팔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거나, 수행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보건분야는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건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보건의료시스템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건의료시스템은 WHO에서 수립한 6 building blocks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데요(보건전달시스템, 의료인력, 보건정보, 의료기기/백신, 보건재정, 거버넌스), 특히 열악한 보건의료환경을 갖춘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갖추어질 수 있도록 사업구성요소를 기획해야 합니다. 의료인프라가 없는 소외지역에 최신 시설의 병원을 건축해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의료인력이나 정부의 리더십이 부재하다면 해당병원은 지속가능성을 잃게 될 것 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네팔의 경우 연방제가 도입된 이후, 의료시설을 지방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해당 병원의 운영이나 인력 공급이 지방정부의 의지와 직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보건사업은 보건분야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이슈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젠더문제입니다! 이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최근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라 생각합니다. COVID19은 아동, 여성,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 치명적입니다. 네팔은 지역적 특성상 산간에 위치한 소외지역이 많기 때문에 의료시설에서의 출산과 사전/산후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습니다. 이번 판데믹으로 기존에 구축했던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면서 모자보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락다운(lock down)기간이 길어지면서 여성들이 가정폭력과 성범죄에 노출되어 이 기간에 실제 여성대상 범죄율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네팔은 생리기간에 여성을 격리시키는 ‘차우파티’ 라는 관습이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여성 인권신장과, 권리증진에 대한 보건학적 접근을 통해 여성의 건강, 삶의 질 향상방안이 함께 고민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국제보건분야에 이제 한발 더 내딛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언 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습니다. 보건은 각자가 갖고 있는 관심주제나 아이디어를 확장함으로써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한 분야 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정책학을 공부하다가 국제보건으로 세부적인 방향을 잡게 되었는데요,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하는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더욱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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