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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박은정 사무관(질병관리본부)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20-08-04 09:46:52
  • 조회수1500

[박은정 (질병관리본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질병관리본부 박은정 사무관입니다. 보건학을 전공하였고, 2006년 카자흐스탄에서 국제구호단체와 보건의료팀 활동을 시작으로, 중남미 니카라과 국제적십자기구, 특허청,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결핵연구원,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네팔 포카라대학 등에서 일했고, 2017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국제협력 담당 전문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질병관리본부는2015년 메르스 이후 공중보건위기대응을 위해 국제협력을 전담할 부서(위기분석국제협력과)와 인력을 조직하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국제협력 업무는 해외유입 및 신종감염병에 대해 외국정부 및 국제기구와 유기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여 신·변종 감염병 위기 상황 대응 및 보건안보 국제협력 강화로 아세안 국가 및 아프리카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합니다.

국제협력 업무 분야별로는 (1)한중일 및 국가간 협력인 양자협력, (2) WHO 및 글로벌보건기구(Global Fund, UNITAID, GAVI 등)과의 다자협력, (3) 개발도상국 ODA협력 등 기술협력, (4) 국제협력규약(IHR, 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이행, (5)질병관리본부 국제협력계획(연간계획 및 중장기) 수립 등이 있습니다. 저는 위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발생으로 2020년 1월부터는 중앙방역대책본부 내 상황분석·국제협력팀에 발령받아 국제협력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7살 때 독일의사인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고,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보건의료인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민족을 만나고 싶어 밟게 된 영국에서 우연한 계기로 보건학을 공부하며, 국제보건에 대한 소망이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첫 국제보건 현장인 카자흐스탄(2006-2007)과 중남미 니카라과 국제적십자기구(2010)에서 활동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국가 보건정책 및 시스템으로 인해 보건에서 소외되지 않길 바라며 국제보건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영국(Health Studies, BSc)과 캐나다(Public Health, MPH)에서 보건학을 공부하면서 타국에서의 보건정책 및 시스템에 대해 지식을 골격을 갖추는 시간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유학하는 동안, 휴학을 하고 니카라과 국제적십자기구에서 일하며 니카라과 생식보건과 여성의 소득창출을 위한 보건프로젝트를 기획한적이 있습니다. 당시 캐나다 국제개발청(CIDA)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기에 한국 정부에 프로젝트를 지원하라는 제안을 받고, 그 길로 짐을 싸서 2011년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 와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결핵연구원,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에서 근무하며 한국의 보건정책 및 질병관리에 대해 알게 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 및 모니터링, 평가 및 강의 등에 참여하면서 그렇게 국제보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질병관리본부로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된 ‘가나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이하GHSA)사업’입니다. GHSA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중동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의 발생 증가로 감염병을 국가 안보강화 차원에서 접근하는 개념으로, 국제보건규약(IHR, 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s)과 같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보건안보 분야 핵심역량을 각국의 시스템 내에 갖추도록 상호 협력‧지원하는 체계입니다.

조사 전문가로 참여하는 동안, 감염병 예방(항생제 내성, 예방접종, 인수공통감염), 감염병 탐지(국가실험실체계, 실시간 감시, 보고, 인적역량), 감염병 대응(긴급상황실, 인력배치 등)의 전반을 검토 및 평가하는 IHR-GHSA 외부공동평가(JEE)에 참여하며 서아프리카 국가 가나의 국가감염병관리체계 및 시스템 전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사기간 동안 국가감염병관리를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개발도상국의 감염병관리강화를 위한 여정을 꿈꾸게 되었고, 이 꿈이 결국 현재 근무하는 질병관리본부로 이끌어 주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입니다.

기억에 남는 두번째 프로젝트는 ‘UNFPA 시리아 전쟁 피해여성을 위한 보건사업’입니다.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는 방문금지국가로 겸임국(요르단)에 조사 전문가로 파견되었습니다. 요르단 KOICA사무소(2017년)가 주관 하에 요르단내 시리아 난민들을 직접 만나고 생식보건 및 성폭력, 여성의 소득창출 지원을 검토하고 논의하였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상황들, 그리고 타국에서 겪는 수치와 감염병들을 보며 그동안 다른 국가들이 적용했던 보건사업과는 또다른 결의 기획이었습니다. 보건은 국민에겐 기본이 되는 정책이며 시스템인데, 난민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필사적(desperate)으로 얻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난민을 인권이 아닌 보건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전세계의 계속되는 난민들 그리고 나라를 떠나온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고민이 보건분야에 있어야 함에 도전을 준 프로젝트입니다.

이 두가지 외에도 그동안의 업무 및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기억에 다 남고, 지금의 여정들을 이어준 길과 같습니다.

현 쟁점인 코로나19 대응에 질병관리본부 국제협력의 역할과 기억하는 업무는?

질병관리본부 국제협력은 해외 신종감염병에 대해 외국정부 및 국제기구와 유기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여 신·변종감염병 위기 상황을 대응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회의 및 국제보건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였고 각 국의 질병관리본부 및 공중보건기관과 그간 긴밀한 협력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G20보건장관회의 등 여러 국제기구 협의체에서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모의 도상훈련을 실시하며 신종감염병에 대해 준비해 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 한-중 질병관리본부간 협력채널을 통해 긴밀하게 정보공유를 시작으로 한중일, 아세안채널, 미국과의 화상회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3월초부터 유럽부터 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의 보건당국과 화상회의 및 정보공유, 현황 파악 등이 시급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 한 화상회의가 기억에 납니다. 4월 초 유럽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시점에 독일 주정부 방역당국에서의 화상회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때 독일 자국내 의심환자가 늘어났는데, 진담검사를 할 수 없어 의료진들이 cry out하는 상황을 전하는데, 보건당국의 떨리는 목소리가 보건당국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걸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떨리는 목소리와 마음도 우리 한국 방역당국도 동일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잘 대응해야 한다는 간절함과 처음 가보는 이 길에 우리의 선택과 방향이 올바른 지 그리고 최선인지에 대한 고민…

여러 타국가들과 화상회의를 마칠때 한국에 이 말을 가장 많이 남겼습니다. “한국을 존경(respect)한다고~” 함께 전세계에서 보건/방역 당국에서 코로나19로 싸우는 동지들과의 협력이 기억나는 순간입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공직이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입니다. 질병관리본부 국제협력 업무 특성상 다자간 및 양자간 국제회의, 글로벌보건기구 협의체 등에 정부 대표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은데요. 각 질병의 정책 및 시스템, 거버넌스에 대해 국제회의에 발언하고 논의할 것들을 사전에 준비합니다. 다만 국제회의 중 예상 못한 양자회의 및 즉석에서 국가의 입장을 발언해야 할 사항이 생기는데, 이때 개인의 부족한 역량으로, 국가의 역량을 가리는게 아닐지 무거운 맘으로 발언하거나 그 자리에 있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어쩌면 한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가란 이름 앞에 짊어진 무게였던 것 같습니다.

( 기억나는 또다른 순간은 코로나19가 발생하고, 20년 1월 중순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 발령을 받아 긴급상황실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긴급상황실 상황판에 표출되는 확진자수, 사망자수를 보며, 그리고 중국 우한시에 갇힌 사람들과 혼란에 빠진 세계 각국의 모습, 출퇴근때 마주하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 현장에 돌아오지 못하는 동료들과 밤늦게 새벽까지 일하는 동료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국민들을 위한 servant의 자리가 공직자인데, 그 자리와 업무가 주는 책임감이 여전히 저를 훈련시키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그간 질병관리본부는 한중일, 선진 주요국가들과 질병대응 네트워크 구축하며 양자협력을 해 왔습니다. 2019년에는 G2인 중국, 미국의 중국 질병관리본부들과 각각 공식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당시 실무담당자로 중국간의 8개월간, 미국과는 7개월간의 실무 논의를 걸쳤고, 질병관리협력 및 글로벌보건안보강화의 양 국간 협력에 물고를 열었던 계기였습니다. 모두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고, 이 계기로 코로나19 대응에 양국과의 협력이 긴밀하게 이루어진 점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보람은 국제회의에 국가의 정부대표로 업무특성상 참여할 때,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질병관리와 감염병 대응, 그리고 현장 구석구석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고 보건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보건분야에 대한민국 국가의 위상이 올라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은 메르스 유입 사태 이후 신종감염병 위기대응체계, 검역체계 등 방역체계를 강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가 전세계에 발생하면서, 예방주사와 같았던 메르스 유입 사태를 계기로 신종감염병을 선제적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한국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었고, 여러 나라에 기술협력과 지원을 할 수 있었던 점이 대외적으로 보람이 되었습니다.

국제협력 자체의 보람은 다리(Bridge)가 될 때인 것 같습니다. 보건의 각 분야의 전문성에 연결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타국가와 함께 걸어가게 해주는 다리가 될 때 보람을 느낍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글로벌보건 거버넌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00년 초부터 유엔특별총회, 다보스포럼 등을 계기로 글로벌보건기구(Global Health Initiative, 이하 이니셔티브)이 출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펀드, UNITAID(국제의약품구매기구),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여러 이니셔티브들이 있습니다. 위 기구들은 3대질병(HIV, 결핵, 말라리아), 백신개발, 신종감염병 대비 등을 위해 설립됐고,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CEPI의 백신개발을 비롯하여 여러 이니셔티브의 치료제 및 진단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니셔티브와의 협력 및 관심을 통해 신종감염병 및 질병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국제보건규약(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이하 IHR)입니다. IHR은 질병관리의 국제전파를 관리하고, 각 국가가 감염병 대비· 대응역량을 구비할 것을 요구하여 WHO가 채택한 것으로,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등의 각종 감염병을 대응하기 위해 한 국가만의 역량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IHR은 각국의 보건위기 대비대응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고 역량강화를 위한 협력(자체평가, 도상훈련, After action review 등)과 지원(GHSA 사업, 감염병 관리사업)을 통해 신종감염병 대비·대응 역량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본질을 향한 순수하고 끊임없는 노력’ (제 좌우명인데요)

국제보건 앞에 설 때면 작아지곤 하는데, 사명감을 가지고 잘 버티고 거친 훈련 앞에서도 견뎌내어 국제보건 기나길 이 여정을 동료들과 선후배들이 함께 계속 걸어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국제보건의 다학제적인 특성상 여러 분야의 다양한 경험이 국제보건의 길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다른 분야,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겸손함으로 함께 길을 걸어가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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