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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최아름 간사 (굿네이버스)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20-07-15 10:50:22
  • 조회수1084

[최아름간사 (굿네이버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사단법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이하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 국제보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아름 간사입니다. 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을 공부하였습니다. 국제보건 분야에서는 특별히 모자보건, 성생식보건 그리고 영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굿네이버스에서 수행하는 자체 보건의료프로젝트 및 보건분야 ODA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기획부터 수행 및 평가까지 전반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본부담당자로 수행 중인 사업은 KOICA 민관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방글라데시 보차간지 마을보건요원을 활용한 모성보건 증진사업’입니다. 그리고 최근 서울특별시 민관협력사업으로 ‘방글라데시 코로나 19 대응 무지브나가 및 깔라이 읍 지역감염 예방사업’을 기획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제가 ‘국제보건’이라는 분야를 알게 된 것은 보건대학원에 진학한 이후입니다. 많은 진로의 방황 끝에 국제보건분야를 알게 되었고, 국제보건 전문가 및 NGO 활동가로서의 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치열한 대학 입시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는 임상영양사가 되어서 어려운 이들을 돕고자 관련 공부 및 실습에 참여하였는데요, 영양사에 대한 대우 및 역할의 한계 등으로 좌절을 겪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4학년 1학기 국제개발협력의 이해라는 타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국제개발협력분야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4학년 여름방학 굿네이버스 국가근로장학생으로 근무하면서 NGO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전문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보건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진학 후 국제보건연구실 김선영 교수님을 통해 ‘국제보건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저의 첫 기획 사업이었던 ‘네팔 바주라지역 여아청소년 생리위생관리를 통한 건강 및 권리 증진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사업은 2020년 KOICA 민관협력사업으로 당선되어 현재 수행 중인데요, 이를 기획하기 위해 김선영 교수님과 함께 작년 7월 현장에 방문하여 사전현지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네팔 서쪽 산간지역은 ‘차우파디(Chhaupadi)’라는 전통에 따라 일부 여성들이 생리기간동안 ‘차우파이 헛(hut)’이라는 움막에 격리되어 생활합니다. 차우파디 헛은 창문도, 환기구도 없는 어둡고 소외된 격리를 위한 공간입니다. 여성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짐승의 공격을 받기도 하고, 겨울철에 장작을 피우다 연기에 질식하기도 하며, 괴한의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차우파디와 관련된 사망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네팔 중앙정부는 차우파디를 불법화하였으나, 시골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만연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차우파디 전통은 생리중인 여성을 격리시키는 것 외에도, 종교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 유제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 가족구성원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집안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등의 차별을 포함합니다.

저는 차우파디 전통이 만연한 바주라지역 내 여아청소년들의 적절한 생리위생관리를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자 현장에 방문하였습니다. 여아청소년부터 어머니, 마을보건요원(FCHV), 교사, 지방정부관계자(보건부, 교육부, 면장)들을 대상으로 김선영 교수님의 주도 하에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으며 가장 효과적인 활동전략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3박 4일간의 현장조사 후 네팔 카트만두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HO(Head Office)에서 일주일 간 머무르며 현지직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하며 사업을 기획하였습니다.

매일 저녁 숙소에 돌아와 새벽까지 사업계획서를 쓰면서 ‘과연 3년의 사업으로 이분들이 변화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열심히 기획하고 수행한다면 작은 변화의 씨앗이라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선임분들의 지도 하에 사업계획서를 마무리하면서도 사업현장에서 만난 현지분들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그분들을 위한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쓰다 보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고 행복했습니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사업을 기획할 때 가장 힘든 순간은 ‘몰라도 너무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태어나서 평생 살아온 한국에서 보건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것도 어려운데, 대륙도, 언어도, 문화도, 너무나 많은 것이 다른 나라의 또,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사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인 것 같습니다. 대상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부터 지역내 위생수준, 영양수준, 질병의 현황까지 찾아보아도, 더 알아야 하는 정보는 항상 너무나도 많습니다.

사업을 수행할 때 힘든 점도 많은데00요, 첫 번째는 ‘사업수행’ = ‘예산집행’이라는 사실입니다. 투명하고 정직한 사업을 위해 예산집행의 보고 및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철저한 회계관리를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수백개, 수천개의 영수증과 증빙문서가 오류가 없는지 검토하는 작업이 늘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심지어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지도 않는 답니다.) 또한, 원화와 미화 그리고 현지화의 환율을 적용하여 예산집행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두 번째는 지방정부의 비참여적인 태도로 인해 사업이 지연될 때입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 관리자(소위 ‘이장’)의 이기적인 태도로 활동이 지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방글라데시 사업 중 보건시설 내 출산시설을 건축하는 활동이었는데요, 건축하기로 한 자리에 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나무는 정부의 소유이기 때문에 마을 이장의 참석 하에 옮길 수 있는데, 이 이장이 보건시설을 담당하는 정당과 다른 정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비참여적으로 행동하며 나무 옮기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현지직원들의 끊임없는 설득과 회유로 2달 간의 지연 끝에 겨우 나무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본부담당자로서 느끼는 국제보건사업은 이어달리기 인 것 같습니다. 한 사람에 의해 절대 수행될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하면서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제가 전달한 바톤이 전혀 다르게 돌아오기도 하지요.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어달리기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체계’와 각 선수들의 ‘책임감’인 것 같습니다. 실제 사업을 수행할 때 생각보다 한국인의 역할은 제한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움직이는 현지직원들의 동기와 역량 그리고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국가에서, 지역사회에서, 뛰어난 현지직원들이 성장하고, 이분들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수행되는 사업이 가장 효과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국제보건 분야에서도 모자보건, 성생식보건 그리고 영양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별히 영양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영양불량(영양부족 및 영양과잉)은 모든 질환 및 사망의 직‧간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영양의 중요성은 늘 간과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극심한 영양부족 사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품 다양성을 고려한 식품 지원 및 식생활 개선이 필요합니다. 영양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영양중재사업들이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양 민감성 접근(Nutriti Sensitive Approach)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양수준은 영양중재활동 뿐만 아니라, 교육, 소득증대, 농업 등 다양한 사업에 의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여러 사업에서 영양수준을 반영한 지표를 설정하고, 각 활동에 의해 영양상태가 개선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농업 및 지역사회 내 식품유통방식을 고려한 포괄적인 영양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훗날 이러한 사업을 기획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제보건 분야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국제보건사업을 수행하는 주체들이 다양합니다. 국제기구, 정부, NGO 그리고 연구기관에서도 국제보건사업을 수행합니다. 나는 어떤 기관의 국제보건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지 결정한다면 더욱 전략적으로 진로를 준비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국제보건 분야에서의 역할도 매우 다양합니다. 첫 째로, 서울대학교 국제보건연구센터와 같이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 국제보건 분야 연구를 수행하거나, 국제보건사업의 성과관리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둘 째로, 저처럼 NGO에서 국제보건사업을 기획하거나 수행하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셋 째로, 국제보건사업 현장에 나가서 직접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저도 경험해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국제기구에서 국제보건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거나, 국가별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고할 수도 있고, 국가별 보건정책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보건 분야 안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긴 인터뷰 내용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국제보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초보 선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국제보건도 후배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작성해보았습니다. 그럼, 국제보건 현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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