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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변지나 (프리랜서)
  • 작성자국제보건연구센터
  • 날짜2020-06-30 11:30:53
  • 조회수83

[변지나 (프리랜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개발협력사업 모니터링 및 평가 등 성과관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변지나입니다.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하고, 상명대 개발평가센터 소속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성과관리 업무 특성 상, 프로젝트 전 기간에 전임으로 투입되는 정도의 업무가 아니다보니, 여러 기관 및 단체들이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1-3개월씩 단기로 투입되기 때문에 소속없이 개인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사업형성조사나 기획조사, 종료평가 및 사후평가 등에 2주 정도로 아주 짧은단기컨설팅 형태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건분야를 비롯해서 교육이나 농업, 에너지 분야 등 다방면으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나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로는 엘살바도르 기후변화대응 수계복원력 강화사업이 있는데, 작년에 기초선 조사를 마쳤고, 올 해 중간점검 및 내년 종료선 조사를 통한 사전 사후 변화측정 업무가 있습니다. 올 해에는 1월에 첫 출장으로 케냐 카지아도 모자보건 개선사업 예비조사를 다녀왔는데, 여기에 성과관리 및 개발효과성 분야로 참여하여 프로젝트 관리측면에서의 타당성을 검토하였습니다. 이어진 탄자니아 출장에서는 3년간 성과관리팀으로 참여했던 한국 NGO의 아동보건 사업 종료평가를 다녀왔는데요. 사업 초기부터 성과관리자로 참여하고, 종료 후 그 성과를 직접 측정하게 되어 배운 점이 참 많았습니다. 2월에는 또 다른 NGO의 네팔 식수개발사업 종료선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이 사업 역시, 기초선 조사부터 투입되었었고, 종료선 조사를 통하여 변화된 마을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어서 느낀점이 많았던 업무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저는 교육대학원에 재학하면서 교육분야 ODA사업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육사업 평가를 하게 된 것을 계기로, 개발사업 평가분야를 공부하다가 KOICA 평가실에 전문관으로 근무하게 되었는데요. 이 때부터는 교육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평가에 투입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요르단 이르비드 북부혈액원 개선사업 사후평가에 투입되면서 처음으로 보건사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평가팀리더로 참여하여, 대한적십자사 소속의 혈액관리부 부장님과 월드비전 소속의 국제보건분야 전문가, 건축전문가님들이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하실 수 있도록 평가를 설계하고 리드하는 과정에서 저 또한 보건분야에 대해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에티오피아 모자보건 사업 종료평가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한 보건소의 시설 개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하여 어느 한 보건소에 방문했는데, 현지조사 기간이 매우 짧은 편이라, 인터뷰 시간이 매우 촉박했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평가자의 자질 중 하나로 ‘수혜자의 삶으로 들어가라, 그들의 관점에서 평가대상을 바라보라.’ 를 말하고는 하는데, 현장까지 오랜시간달려가서 짧은 인터뷰만으로 평가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어려운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저의 혈압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결국 쓰러져서 잠시 보건소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산모대기실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동안 보건의료분야 전문가로 함께 파견 되 있었던 한국인 의사선생님과 해당 보건소 전문인력들에 의하여 진찰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신이 돌아올때쯤, ‘아 산모들이 출산하러 보건소에 오면 여기 먼저 와서 누워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혜자의 관점에서 평가대상을 바라보라’는 지침을 우연하게 따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나의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취한 보건소 직원들의 행동, 적시에 준비해 온 진찰 기구들, 산모대기실로부터 분만실까지의 거리와 이동 환경 등등, 기존에는 보이지 않던 상황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발생한 이 상황이 보건소의 역량을 일반화하지는 못하지만, 수혜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국제보건 업무,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요?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보건분야는 최상위 가치로 인간의 생명을 둔 다는데 있고 그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인 것 같습니다. 성과관리자로서, 개발효과성을 생각함과 동시에 한정된 자원으로 한정된 프로젝트만 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큰 것을 찾고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은 과감히 떼어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간혹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한다면 그 것으로도 옳다’라는 논리와 대치되는 상황이 있는데요. 저는 과감히 ‘이 프로젝트에서 한 명을 살리고, 다른 프로젝트에서 100명을 살리는데, 예산은 한정되어 있이므로 한 사업을 취소해야 한다면, 그 것은 당연히 전자이다’라고 주장하지만, 생명을 놓고 무엇이 더 옳은가라는 논쟁을 하는 상황 자체가 연구자로서의 윤리의식을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이신가요?

사업의 종료평가 및 사후평가를 가장 많이 해 왔는데, 간혹 신규로 기획되는 유사사업들의 보고서에서 제가 작성한 평가결과를 반영하는 내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냐 카지아도주 모자보건 사업에서는 1차 사업에서 보건소 기자재 수요조사가 미흡하여 보건소 기자재가 다소 부적절하게 배치된 것을 지적하였는데, 이 평가결과를 근거로 하여 2차 사업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기자재 수요조사를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평가자로서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책임감도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국제보건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거나, 수행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개발도상국에서는 내가 알던 기존 지식들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왠지 아프리카라고 하면, 다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갈 것 같지만, 나라마다 또 지역마다 매우 큰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탄자니아에서 보건분야 경험이 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똑같이 우간다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제보건사업에서는 내가 아무리 전문 지식이 있고 경험을 쌓았다고 해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자세로 대상지역 및 사람들을 바라보아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편견을 내려 두고 모든 데이터와 현상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전세계인들이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도국들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염병 관리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행히 한국은 비교적 우수하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처하여, 한국의 질병통제 시스템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시스템까지 전반적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에 전염병 관리에 대한 국제협력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수한 인력과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 한국과 달리, 기본적인 인프라 외에 정보통신 등 부가적인 환경까지 부족한 개도국에서 그들의 실정에 맞는 질병통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주요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범분야 이슈, 특히 종교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젠더이슈와 그로 인해 영향받는 보건이슈에 대하여 관심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의 므완자라는 지역은 에이즈 감염률이 높고, 그 원인 중 하나로 학교 밖(out of school) 청소년 또는 길거리 아이들(street children)이 많은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청소년들이 쉽게 성범죄나 성매매에 노출이 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만 지표를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조금 더 해당 지역에 대해서 연구한다면, 그 지역이 빅토리라 호수에 붙어있는 마을이고, 큰 항구가 있으며, 이 항구를 통하여 인근 국가에서 넘어오는 배들이 많고 이에 관광업과 성매매업이 보다 더 활성화 되었다는 것까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보건지표를 해석하는 데 있어 해당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특성들을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인문사회학과의 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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