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강윤희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교수)

관리자 2021-07-28 1,038

  • [강윤희 교수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자기소개와 현재 일하고 계시는 기관 및 맡고 계신 부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존스 홉킨스 보건대학원(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국제보건학과(International Health Dept.)에서 조교수(Assistant Scientist)로 일하고 있고요.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의 겸임조교수로 있습니다.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의 경우, 다양한 국제보건 분야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이 일치하는 연구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따라서 부서 업무라기 보다는 연구자 개인으로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현재는 월드비전 방글라데시의 영양/자산 증식 사업에서 아동 영양에 대한 영향과 과정평가를 수행하고 있고요. 작년 여름부터는 월드비전 아시아 퍼시픽 사무소와 협력하여 아시아 10개국 빈곤층의 경제적 타격과 생계 활동의 변화 및 청소년들의 사회심리적 위기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케어와 함께 빈곤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보건영양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존스 홉킨스의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미국 정부의 저소득층 영유아 지원 프로그램인 WIC (Women, Infants and Children) Innovation에서 미국 4개 주(아리조나,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마이애미) 평가 연구의 epidemiologist 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와 에티오피아 ACIPH(Addis Continental Institute of Public Health) 팀에서 진행하는 ENAT(Enhancing Nutrition Enhancing Nutrition and Antenatal Infection Treatment for Maternal and Child Health) 연구에서는 영양분야 지원 및 자료 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겸임조교수로 지난 2021년 1학기 식품영양학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양정책’을 강의하였고, 이번 2학기에는 학부생 수업인 ‘식품영양정책’을 강의할 예정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의 글로벌 펠로우로서 특별히 식품영양학과와 함께 국제 영양 분야에 있어 학생들의 연구 참여 기회 조성 및 확대를 함께 모색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20년 전만 해도 저소득국가 아동의 영양결핍이 사망과 직결되는 문제였습니다. NGO에서 일하며 현장에 다녀보면서 저소득 국가 아동들의 영양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국제영양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에서 월드비전 지역사회 영양사업의 평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연구책임자로서 사업의 효과성과 과정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사업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직원들과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살며 어울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국제보건(또는 국제개발협력) 업무 또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하는 연구나 프로젝트들이 협력기관과 팀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보건 업무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일반적인 어려움들이 이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겠지요.

     

    국제보건 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거나, 수행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정부정책, 학계 연구, 시민사회 활동이 국제보건 분야에서 균형 있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제 개발, 국제 보건 분야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도 잘 다져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보건 이슈 중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 파생되는, 감염을 넘어서는 다양한 보건 문제들이 있습니다. 국제 보건 영양학자로서 제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소득 국가에서는 대량의 실업문제와 함께, 국제사회의 SDG달성을 위한 활동이 감소되면서 영양부족 문제와 식량위기가 다시금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은 기아인구의 증가와 취약계층 사망자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 비만과 만성질환의 인구의 증가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푸드시스템의 유통 과정에서 타격을 받아 신선 식품들의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고 가격이 급등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가 되기 쉽습니다. 이동제한으로 인해 감소된 신체 활동량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비만 증가는 향후 만성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개발도상국 청소년들의 심리사회적 문제의 증가입니다. 교육 기회의 박탈, 친구들 및 선생님과의 교류 부족으로 상당히 높은 심리적 불안에 놓여 있기도 하고요. 아동 노동이나 가정내 폭력 등에 노출될 기회가 높아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국제보건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되는 길은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필요로 합니다.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직업 안정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하고 있는 일이 작아 보일 수 있겠지만, 10년 정도 경험이 쌓이게 되면 어느 순간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