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 인터뷰
김주영 (굿네이버스, 현장 관리자)

관리자 2022-09-18 374

  • [김주영 Field Manager (굿네이버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오스 성생식 모자보건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비스 수준 강화 및 지역기반 프로그램 개발사업, 루앙프라방 현장 담당 김주영입니다.

     

    현재 일하고 계시는 기관과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전문사회복지사업과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활발히 수행하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 소속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라오스 북부지방 성생식 모자보건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사업의 루앙프라방 현장 책임자(Field Manager)로 일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성생식 모자보건사업은 북부지역 3개주 (루앙남타, 우돔싸이, 루앙프라방)의 모성 및 영유아 사망률 감소를 위해 통합모자보건시설 환경 개선, 보건인력역량 및 소외지역 통합 아웃리치 강화와 영양 관리 지원(루앙남타 특화)과 UNFPA Noi Framework를 활용한 청소년 성• 재생산 접근성 개선(우돔싸이)을 위한 예산 지원 및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국제보건(또는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0년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우연한 기회에 읽은 후, 처음에는 막연히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해 검색하던 중 코이카 해외봉사단을 알게 되었고, 라오스 한라아동병원 개원 시 경영분야 단원으로 2년간 활동을 마친 후, 행동하는의사회라는 의료 전문NGO를 통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rea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 KOFIH)의 민관협력사업인 라오스 푸꾿지역 모델보건소를 활용한 모자보건 및 보건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며 이를 계기로 계속 국제보건관련 활동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고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또는 국제개발협력) 관련 업무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아서인지 모두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에서 아무래도 기억에 남는 건 첫번째로 수행했던 KOFIH 민관 협력 사업이었던 라오스 푸꾿지역 모델보건소를 활용한 모자보건사업입니다. 처음 모자보건사업을 진행하며 어떻게 하면 의료 시설을 보강하고, 보건의료인력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시켜 의료 시설의 이용률을 높일지에 대한 고민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내 위생 증진을 위해 빈곤가정에 수세식 화장실을 지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마을 내 물 자체가 부족한 걸 발견했습니다. 화장실만 지원해서는 사용이 가능한 부분이 아니어서, 본부와 소통하여 예산 변경을 하여 물공급시설까지 지원한 경험이 있는데, 그 때 보건사업은 보건의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환경까지 고려할 부분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일로일로 지역보건 역량강화보건사업에서 지역 내 보건소와 병원 간의 전원체계 확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ILHZ(Inter Local Health Zone) 협의체 정기 회의를 조직하며 관련 보건정책의 발판을 마련했던 부분에서도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국제보건 업무를 수행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현지 파트너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이해시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정되어 있는 예산과 시간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와 현지 양측의 의견을 반영하며 조정하는 부분이 프로젝트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필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일례로, 필리핀 일로일로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 투입된 적이 있었는데, 프로젝트 중간에 파견된 현장 관리자와 현지 파트너와의 사이에서 생긴 작은 오해가 업무의 불협조로 나타나 한동안 사업이 지연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그 간의 오해를 풀어 무사히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긴 했지만, 이 때 현지 파트너 간의 대화는 언어 스킬이 아닌 대화를 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요?

    푸쿤군 이야기를 다시 하게 됩니다. 보건환경개선사업의 일부로 빈곤가정에 화장실 건축 지원 후, 주민들 대상으로 인터뷰를 가졌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 이용에 대한 편의성과 위생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 했는데 뜻밖에도 여성들이 목욕을 안전하게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내용의 응답이 나와 놀랐습니다. 보건 사업이 여성의 인권과도 연관이 되고, 나아가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는 것을 직접 목소리로 듣게 된 사건이며, 업무에 보람과 함께 부담감도 느낍니다.

     

    국제보건 사업이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거나, 수행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지의 수요와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여, 활동 구성과 목표 수립을 명확하게 하며, 모든 과정에 현지 파트너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와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한 보완 및 향후 지속성을 위한 현지 시스템 강화 계획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국제보건(또는 국제개발협력) 이슈 중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WHO에서 건강을 정의할 때 단지 질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이 정의가 국제 보건이 나아가야 할 바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건이라는 한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사회, 환경 등이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는 크로스커팅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개발협력 및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조언을 드리기 보다는 같이 일하고 배워 나가는 동료의 입장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국제보건 또는 국제 개발협력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수행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결국 수행하는 것도 수혜를 받는 것도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시길 바랍 다.

    단지 보건 분야 만이 아니 여러 다양한 경험들도 큰 자산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언제라도 한번 경험을 해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